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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이슈]경남도 맞춤형 거리두기 현장을 가다

 

 

경남도는 8월에 이어 9월에도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이하 2단계) 강화조치를 이어갔다. 도민들의 일상에 강한 제동을 거는 조치를 내린 셈이다. 지난 828일부터는 실내와 실외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행정명령도 발동했다. 오는 1013일부터는 위반할 경우 10만 원의 과태료까지 부과한다.

 

경남 코로나19 확진자 주춤 사망자 제로

한 달간 이어진 2단계 조치는 도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시·군별 차등을 두는 지역맞춤형으로 시행했다. 8월 중 지역감염자가 나온 곳에 더 무거운 규제를 하는 방식이다. 대구지역 방문판매설명회 관련 무더기 확진판정을 계기로 18개 시·군 모두 불법 및 유사 방문판매 행위에 대한 집합금지를 추가하기도 했다.

922일 현재, 경남의 코로나19 확진자는 283, 입원 27명으로 다소 진정됐다. 지난 8개월간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도민은 81420여 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는 경남에서는 여전히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경남도가 2단계 강화 조치부터 시군별로 규제강도를 달리했듯이 경남의 18개 시·군별 확진자가 큰 차이를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경남 확진자 현황 참조)

그림에서 보듯 창원이 67명으로 가장 많다. 다음이 김해, 거제, 양산, 거창 순이다. 남해, 산청은 딱 1명 발생했다. 고성은 2, 통영·의령·함안은 각 3명에 그쳤다. 더욱이 하동은 한 명도 없다. 경남의 18개 시·군 가운데 유일하다.

경남공감은 시·군별 확진자의 차이를 주목했다. 나름의 기준으로 그 원인을 분석해보기로 했다.

    

 

 

 

집단감염 지역과의 근접성이 변수

우선 경남지역 18개 시·군별 코로나 확진자의 감염경로를 들여다봤다. 이는 집단감염이 발생한 시기별 특징과도 겹친다. 시기별로는 신천지기, 정체기, 광화문기로 나눌 수 있다. 신천지기는 지난 2월 대구 신천지집회에 다녀온 경남1번 확진자가 나온 이후 5월까지, 다음 정체기는 해외유입 확진자의 증가와 지역감염자가 급감한 6~7, 마지막 광화문기는 광복절 집회를 전후한 8월 이후로 특정할 수 있다.

시기별 명칭에서 집단감염의 원인도 추정할 수 있듯이 경남의 시·군별 확진자 차이는 지리적 근접성과 관련이 있다. 신천지발 집단감염의 경우 대구에 인접한 합천과 거창, 창녕은 물론 진주까지 영향을 미쳤다. 마찬가지로 동부경남은 부산발 감염에 영향을 받았다. 감천항 러시아 선원과 온천교회, 부산 오피스텔발 확진자에 의해 김해, 양산, 창원으로 확산됐다. 

 

 

동시다발적 유동인구도 변수

 광복절 집회발 집단감염의 경우 지리적 요인보다는 동시다발적 유동인구에 따른 확산으로 봐야 한다. 경남에서는 36대의 전세버스로 1500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나타났다. 18개 시·군에서 참석한 만큼 가장 넓게 번진 사례에 해당한다. 광복절 집회 등 수도권을 다녀온 도민 34명이 확진자로 판명됐다. 김해와 거제에서 발생한 부부모임 확진자 16명도 유동인구에 의한 사례로 분류된다.

당연한 듯 보이지만 실제 외국의 경우 감염병 확산을 저지하는 최우선 대책으로 방역원을 가두는 봉쇄(containing)를 단행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동을 억제하면서 반발을 최소화하는 정책을 찾는 데 지혜를 모으고 있다.

 

    

인구밀도와도 관련성 높아 

·군별 확진자의 차이를 인구밀도에서도 답을 찾을 수 있다. 인구만 본다면 창원은 의령의 39배를 넘는다. 확진자에서도 창원 67, 의령 3명으로 큰 차이를 보인다.

인구밀도는 인구를 면적()으로 나눠서 나온 값이다. 당 인구밀도가 높을수록 사람 간 접촉 확률이 높다.(·군별 인구밀도 참조)

창원의 인구밀도는 1430명으로 가장 높고, 산청이 47명으로 가장 낮다. 확진자도 671로 나타났다. 특히 김해, 양산, 거제, 진주 순으로 인구밀도가 높은데, 이는 확진자 순위와 거의 일치한다. 반면 인구밀도 100명 이하인 6곳 가운데, 거창(신천지발 집단감염)을 제외하면 5곳 모두 10명 이하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인구밀도 72명인 하동이 확진자 제로를 유지하고 있다.

결국 인구밀도가 낮을수록, 유동인구가 적을수록, 집단감염 발생지와 떨어질수록 방역에는 유리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는 사회적 거리두기의 큰 명분이 되기도 한다. 소위 뭉치면 죽고 떨어지면 산다는 새로운 방역격언이 힘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군별 방역현장을 가다

거제시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강화했다. 경남에서 방역규제가 가장 센 곳이다. 8월 이후 확진자는 42명으로 급증했다. 창원, 김해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인구밀도 역시 640명으로 경남에서 네 번째로 높다.

9월 초 거제시청 앞 도로와 고현터미널 주변 도로는 행인들이 크게 줄었다. 거제시청 민원인 주차장에도 빈 공간이 많았다. “모이지 말라는 행정명령 이후 배달업체에는 주문량이 평균 20%가량 늘었다. 오토바이 배달원 2명을 둔 중국음식점도 바빠졌다.

최근엔 음식을 가져가도 문 앞에 두고 가라고 그럽니다.”(배종명·50)

고현시외버스터미널의 모습도 바뀌었다. 대합실과 승강장에는 마스크 착용률 100%, 버스 운전자와 승객들의 양해를 구하고 버스에 올랐다. 사진촬영에도 무덤덤하다. 마스크로 가린 모습은 이제 특별하지도 않다는 식이었다.

이날 오전 남해에 들렀었다. 지난 2월 한 명 이후 무려 7개월째 추가 확진자가 없는 준청정지역이다.

함양의 택시기사발 집단감염 발생 이전인데도, 택시 운전자들은 마스크를 쓴 채 방역을 하거나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전 내내 겨우 한 명 태웠다는 푸념이 안타까웠지만 세정제를 갖춰놓고 수시로 소독하는 모습에 고마운 마음까지 들었다. 마스크를 쓰고 주유소로 들어서는 오토바이 운전자(박재숙·75)가 눈에 띄었다.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는데 왜 마스크를 쓰느냐 여쭈었다. “이래야 마음이 편하지요라고 답했다.

고위험시설에 대한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졌던 양산과 밀양의 사정도 비슷했다. 뷔페와 PC방 등의 문은 주말에도 굳게 닫혔다가 집합제한(97일부터)으로 전환되면서 영업이 가능해졌다. 밀양아리랑센터와 최근 새로 문을 연 밀양천문대도 임시휴관 안내문을 큼지막하게 붙여놓은 채 출입을 차단하고 있었다.

 

 


 

확진자 입원기간 상반기 28하반기 15, ?

7, 8월 이후 특히 8월 한 달간 전국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는 급증했다. 이와 더불어 그 이전 상반기와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점이 있다. 바로 확진자의 입원치료기간 이다.

창원시 홈페이지에 공개된 확진자의 입원치료 기간을 분석했다. 7월 이후 확진판정을 받고 입원했다가 퇴원한 환자 33(922일 현재)의 평균 입원치료 기간은 14.8일로 나타났다. 이는 2~4월 확진자의 평균 입원기간보다 13일이나 줄었다. 2월 확진자의 경우 26.4, 3월 확진자 30.4, 4월에는 26.5일이었다. 이 같은 현상은 거제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입원기간만 보면 상반기보다 하반기로 넘어오면서 평균 10일 이상씩 감소한 셈이다.

특히 하반기에 발생한 해외유입 확진자나 내국인 감염자 모두 평균 입원기간에서는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와 하반기 입원 환자의 치료기간이 확연히 다른 것은 역학적인 관점에서 분석이 필요한 부분이다.



·사진 최석철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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