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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이맛!

[음~ 이맛!]손맛의 마법, 김장김치


 

한국인의 소울 푸드, 김치. 김치 중의 김치는 김장김치다. 코로나19로 집콕 생활이 늘어난 김에 직접 김장해보기는 어떨까? 혼자서는 엄두를 못 내던 김장, 김치제조업체 도원명가 김현숙(54·안심농협의체 회장) 대표의 솜씨를 빌려 내 손으로 담그는 김장김치에 도전해본다.

 

뭐든 김치가 된다, 마법의 소울 푸드

몇 가지라고 어떻게 말해요? 너무 많은데. 들판에 나는 거는 뭐든 김치가 되죠.” 김치 가짓수를 묻는 우문에 김 대표의 현답이다. 재료 수급에 따라 특정 시기에만 먹을 수 있는 계절김치가 있을 뿐, 김치 가짓수는 무진장이다. 배추·총각김치 등 흔하게 먹는 김치는 사철김치고, 고들빼기·머위·고구마줄기 등은 계절김치다. 그러므로 김장이라고 배추김치만 고집할 이유는 없다. 늦가을 들판에서 수확할 수 있는 채소라면 뭐라도 김치로 담글 수 있다. 김 대표는 김장김치의 대표선수인 배추·알타리무·갓을 준비했다.

배추는 푸른 겉잎이 붙어 있는 것으로 고른다. 흰 줄기가 선명하고 단단하면서 들었을 때 묵직한 것이 좋다. 3전후 무게가 나가는 것이 알맞다. 총각김치용 알타리무는 무청이 짤막한 것을 고른다. 무가 작고 일정한 크기인 것이 좋다. 무청 연결부분 무색이 푸르면 푸를수록 신선하다. 갓은 흔히 돌산갓이라고 알려진 갓김치용 갓을 고른다. 길이가 짧고, 통통한 것이 좋다. 줄기가 가늘면 쉬 물러져서 오래두고 먹기 어렵다.

 

 

김현숙식 김치 맛의 비법, 조기육수

김치 양념은 거의 비슷하다. 김장김치라고 다를 것도 없다. 고춧가루, 생강, 마늘, 파가 들어가고 양파채와 무채, 실파를 섞는다. “인공 재료보다 자연 재료가 들어가면 확실히 더 맛있다는 김 대표는 설탕을 쓰지 않는다. 대신 사과와 배를 갈아 넣는다. 농도를 맞추기 위해 넣는 찹쌀풀도 없다. 풀물 역할은 이놈이 한다면서 조기를 꺼내 보인다. 조기는 젓갈 대용이 아니라, 육수용. 손바닥만 한 크기의 조기를 깨끗이 씻어 그대로 네댓 시간 곤다. 뼈를 걸러낸 후 멸치액젓과 육젓을 섞어 김치 양념의 간을 맞춘다.

청도가 고향인데요. 친정어머니 레시피를 물려받았어요. 조기육수를 쓰면 젓갈의 짠맛을 줄이고 담백하면서도 감칠맛이 납니다.”

한 달 정도 익혀 먹을 요량이면 굴이나 미나리를 넣어 양념 듬뿍 치대는 김치를, 겨울 내내 두고 먹을 요량이면 양념을 적게 발라 시원하게 익혀 먹는 게 좋다.

젓갈은 김치 맛의 핵심이다. 우리나라 젓갈의 종류는 60종이 넘는다. 그중 멸치젓, 새우젓, 황석

어젓이 김치 젓갈이다. 경상도식 김치에는 멸치젓이 기본. 맑은 액젓으로 쓰든, 육젓으로 다져 섞어

쓰든 취향대로 양념에 버무린다.

 

 

좋은 재료에 간 맞으면 누구 솜씨든 맛있어

무김치와 물김치류 등 시원한 맛을 내고 싶을 때 새우젓을 쓰면 좋아요. 새우젓은 시원하고 담백한 맛을 냅니다. 멸치액젓과 섞어서 쓰면 달큼하면서도 깊은 맛을 내지요. 오래 두고 먹을 김치에는 되도록 멸치젓을 많이 씁니다.”

김 대표식 김장법은 간단하다. 이것저것 다양한 부재료를 쓰지 않는다. 부재료를 많이 쓰면 그만큼 빨리 시고, 텁텁한 맛을 낸다는 것. 김장김치는 몇 달씩 두고 먹는 경우가 많으므로 되도록 단순하게 기본 재료만 쓴다.

조상님들 지혜가 담긴 과학적 음식이 김치예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전염병에 강한 것은 김치 때문이라는 속설이 있을 정도잖아요? 담가보세요. 좋은 재료에 간만 맞으면 누가 어떻게 버무려도 맛있는 게 김칩니다. 사철 신선야채를 먹을 수 있는 세상이지만, 김치를 대체할 만큼 영양가 높은 야채는 아직 없어요.”

간 맞추기 비법은 따로 없단다. 절인 채소도 먹어보고, 양념도 먹어보아 먹을만 한지 체크해가며 담근다. 김 대표는 어렵게 생각 말고 일단 담가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한 가지 더. 김치 맛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것은 좋은 재료다. 국산 배추에 천일염, 햇고춧가루, 멸치젓 등 재료 선별에 신경 쓰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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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3포기로 초간단 김장 도전 !

 

 

재료

배추 3포기, 고춧가루 300g, 다진 마늘 3, 생강 1, 사과 1, 양파 3, 쪽파 한 줌, 1, 멸치액젓 3, 조기 약 17크기 8마리

 

만드는 법

배추는 4등분으로 잘라서 천일염을 잎 사이사이 고루 뿌려 속을 위로 해서 포갠다. 소금이 녹을 수 있도록 물을 1/3만 붓는다. 2시간 후 포갠 배추의 위·아래를 바꿔주고 다시 2시간 절인다. 배춧잎이 부드럽게 접히면 잘 절여진 것. 씻어서 물기를 빼둔다. 

조기는 물 1.5를 붓고 생강, 파를 넣고 1시간 이상 달인 후 체에 걸러 식혀둔다  

양념에 들어갈 무, 양파는 채 썰고 실파도 적당 크기로 자른다. 사과는 갈아서 준비해둔다 

멸치액젓과 조기육수 4컵에 고춧가루를 넣고 준비해둔 야채를 넣어 골고루 버무린다. (입맛에 따라 설탕을 가미할 수 있다.) 

물기 빠진 절임배추에 양념을 골고루 치대 숙성시킨다.

 

 

INFO 도원명가(김현숙손맛)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감나무골길 138 055)231-0085

 

 

 

황숙경 기자 사진 이윤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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