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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반하다

[사람에 반하다]코로나19를 쫓는 사람…이원준 경남도 역학조사관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곳이라면, 누구나 방문을 꺼리고 한동안 그 주변마저 발길이 뜸해진다. 그러나 확진자가 다녀간 장소를 서둘러 찾아가고 확진자와 접촉한 이들을 추적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역학조사관들이다.

지난 2월 경남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이후 250여 일 동안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이원준(29) 경남도 역학조사관을 만났다.

 

하루의 시작은 확진자 확인부터

경남도청 코로나19 상황판에는 코로나19 확진자들의 기록이 빼곡히 적혀 있다. 한 명이라도 확진자가 추가되면 역학조사관들의 하루도 비상이 걸린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밤사이 신규 확진자가 있었는지 그것부터 확인해요. 확진자의 발자취를 쫓아가는 것이 업무의 시작이죠.”

이원준 조사관은 경남 전체에서 발생하는 코로나19 사례를 관리한다. “병원에 입원한 확진자에게 연락해 1차적으로 동선을 파악합니다. 이후 휴대폰 GPS 내역, 의료보험 기록 등을 보면서 동선이 맞는지 확인하죠. ·군 역학조사관들이 확보한 CCTV 영상을 보면서 접촉자를 파악하고 코로나 검사를 받게 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확진자와 접촉자의 진술이 서로 다를 경우 원점으로 돌아가 퍼즐을 맞추는 과정도 이들의 몫이다.

그는 자신의 업무가 시간과 정확성의 싸움이라고 했다. 감염원을 찾는 것이나 접촉자를 자가 격리와 능동감시로 분류하는 것도 빠르고 정확해야 한다. 동선 공개를 꺼리는 확진자와 빨리 동선을 공개해 달라는 민원, 그리고 피해를 입게 된 가게 주인들의 요구가 뒤엉킬 때는 정말 난감하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민원 전화 빗발칠 땐 한계 느껴

지난 8월 집단감염 때가 더 힘들었죠, 확진자 조사는 밀리고 민원전화는 빗발치고, 확인해야 할 CCTV 영상은 쌓여가고. 결국 시군 역학조사관들의 협조가 없었다면 접촉자 분류는 정말 어려웠을 겁니다.”

하루 170여 통을 통화한 적도 있다고 했다. “휴대폰을 어깨로 받치며 통화하다 보니 어깨와 목이 너무 아파 무선 이어폰을 샀다는 그의 귀에는 이어폰이 꽂혀 있었다.

그렇게 815일 기점으로 2주 동안은 새벽 2시경에 퇴근하고 집에 오면 쓰러지기 일쑤였다. “여름휴가는 언감생심, 3~4일 동안 하루 2시간 정도 자고, 깨어 있는 모든 시간을 코로나19 확진자 행적을 조사했어요.”

 

감염원 찾아낼 때 희열 느껴

그는 GPS를 통해 감염원을 끝내 찾아낼 때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깜깜이 감염을 해결했을 때 짜릿한 희열이 있어요. 동시에 안심이 되죠. 그 순간 가장 보람이 커요.”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로 완화됐지만 그는 여전히 기초 방역수칙을 강조했다. “코로나19의 전파력은 2.0~2.5로 평균 2명에서 2.5명까지 전파시킬 수 있어요. 마스크를 잘 쓰면 1.0까지 떨어질 수 있어요라며 마스크 쓰기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덧붙였다.

추가 확진자도 격리 대상자도 없는 날이 가장 좋은 날이라는 그는 동료 조사관들과 함께 도민들에게 평화로운 일상을 돌려주기 위해 오늘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현재 경남에는 도청 1, ·19명 등 20명의 의사 출신 역학조사관이 있다.

 

 

배해귀 기자  사진 김정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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