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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의 소리

[도민의 소리]남해 ‘빵식이 아재’의 행복한 나눔

 

아저씨~! () 감사히 먹겠습니다.”

오야~”

등굣길, 명랑한 아이들의 아침 인사가 반갑다. 혹시라도 못 듣고 지나칠까 봐 평소보다 더 크게 대답하는 아저씨, 남해읍에서 행복베이커리를 운영하는 제빵사 김쌍식(48) 씨다. 아침 일찍 등교하는 아이들에게 빵과 음료를 무료로 나눠주는 빵식이 아재로 불린다.

아이들을 위한 나눔은 어느덧 3년 차에 접어들었다. 18년 넘게 10여 개의 복지 기관과 단체에도 빵을 기부하고 있어 지역사회에서는 이미 기부 천사로 유명하다. 연간 기부하는 빵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2000만 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김쌍식 씨의 나눔의 크기에 비해 행복베이커리 가게는 매우 협소하다. 10평 조금 넘는 공간은 손님이 5명만 와도 가득 찰 정도. 보증금은 500만 원, 월세는 40만 원이다. 이러한 소식이 전국으로 기사, 뉴스를 통해 알려지자 지난해 7월 한 복지재단에서는 봉사와 희생정신이 투철한 사람들이 받는 의인상수상자로 김쌍식 씨를 낙점했다.

아이고, 제가 무슨 의인입니까. 저는 그냥 빵쟁이입니다라며 거절했지만, 재단 측과 주위 사람들의 계속된 권유에 마지못해 그는 의인상의 주인공이 됐다. 그렇게 빵식이 아재는 의인이라는 별명을 하나 더 갖게 됐다.

그로부터 약 3개월 뒤 김쌍식 씨의 운명을 바꿀 또 하나의 사건이 발생했다. 국민 MC 유재석 씨가 진행하는 유명 토크쇼에 출연한 것. 초등학교 2학년 시절, 가세가 기울어 이웃들로부터 밥을 얻어먹고 도움을 받았던 기억과 돈은 없어도 집에 손님이 오면 먹을 것은 잘 대접해야 한다라는 아버지의 말씀은 김쌍식 씨의 나눔의 씨앗이 됐다. 방송 이후 국민들은 돈쭐(봉사와 의로운 일을 해 귀감이 된 가게의 물건을 팔아주자는 역설적 의미)을 내기 위해 행복베이커리로 집결했고, 김쌍식 씨는 요즘 말로 인플루언서(영향력 있는 사람)로 거듭났다. 국민에게 받은 사랑만큼 나눔은 배가 되고 그의 마음도 한껏 부풀어 오르고 있는 요즘이다.

여느 날과 다르지 않게 빵식이 아재는 오늘도 제빵복을 입고 남들보다 일찍 일어나 빵을 굽는다.

몸이 허락하는 한, 나눔은 계속할 겁니다. 나눔은 다른 나눔을 낳더라고요.”

이 선한 마음이 담긴 빵을 먹고 자란 아이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또 다른 선한 영향력을 펼치길 꿈꿔본다.


전병권 명예기자(남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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