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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이슈]입구에선 촘촘, 들어서면 널찍

생활방역, 공연장 문화를 바꾸다

 

 

패닉에 빠졌던 공연계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코로나19의 습격으로 사실상 문을 닫았던 극장과 영화관이 생활 속 거리 두기로 다시 관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입장 절차는 길어졌지만, 일단 공연장에 들어서면 황제관람 분위기다. 생활방역이 바꿔놓은 공연장 문화, 어떻게 달라졌을까?

 

입장부터 6단계의 철저한 방역

지난 77, 창원 성산아트홀의 모닝콘서트를 보러 나섰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수준 높은 공연으로 인기가 많다. 1회 기획공연인데도, 코로나19탓에 올해는 겨우 두 번째였다.

소극장이 들어선 건물은 출입구를 하나만 열고 직원이 ‘QR코드 체크인방법을 안내하고 있었다. 마스크를 끼지 않으면 입구를 통과할 수 없다. 소독제로 손을 문지른 다음, QR코드를 찍고, 방문록에 인적사항을 기록했다. 돌아서니 뭘 또 건넨다. 관객 문진표다. 작성해서 제출했더니 곧바로 발열체크를 한다. 그제야 팔뚝에 ‘OK스티커를 붙여 준다. 어디서든 걸리면 관람은 포기해야 한다. 입장권만 내밀면 어서 오세요라던 때와는 완전 딴판이다.

입장권 구입 때도 바닥에 그어진 1m 거리 두기를 지켜야 한다. 좌석은 예매든 현장구입이든 지그재그로 한 자리씩 띄운다. 로비는 물론, 극장에서도 마스크를 써야 한다. 코 밑까지 내리는 꼼수를 부렸다간 곧바로 옐로카드가 날아온다.

 

 

달라진 공연장, 달라진 공연문화

뭐 이렇게까지 하고 공연을 봐야 돼?’ 싶지만 휴게실과 관람석을 둘러보면 생각이 바뀐다. 한 자리 띄어 앉기가 꽤 쾌적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대화가 줄면서 그만큼 차분해졌다. 공연장에 들어서면 이거 황제관람인데라는 기분이 들 정도다. 둘이서 갔더라도 떨어져 앉는 것은 이제 정착이 된 듯하다. 새로운 일상, 뉴 노멀이 이런 거구나 싶다. 공연 이후 배우와 관객 간의 만남이나 사인회 등 대면 접촉은 사라졌다. 대신 메신저 오픈 채팅방을 통해 관객과의 대화가 이루어진다.

영화관의 모습도 많이 달라졌다. 커플이나 가족단위로 오는 영화관의 특성상 2~4좌석당 좌석 한 개를 비운다. 역시 발열체크와 마스크 착용은 필수다. 덕분에 영화관에서 떠들거나 부스럭거리며 음식을 먹는 모습도 많이 줄었다. 이런 것을 코로나 덕분이라 고마워해야 할지 헷갈리기도 하지만, 공연장 문화가 달라진 것은 분명하다.

 

 


 

관람매너가 공연문화 생존을 좌우

콘서트장에서 만난 김미연(42·창원시 성산구) 씨는 평소 콘서트 마니아다. 그는 비록 예전처럼 노래를 크게 따라 부를 수는 없지만, 마스크를 쓰고서라도 이렇게 콘서트를 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아무리 좋은 온라인 공연이라도 라이브에 비할 수 없죠. 이런 불편함은 백 번이라도 감수할 수 있어요라고 했다.

모든 크고 작은 공연들이 취소되면서 공연계는 생존의 위협을, 관람자는 갈증을 느꼈다. 이제 겨우 터널을 빠져나오고 있는 공연예술계가 다시 암흑기로 돌아가지 않으려면 생활방역을 철저히 지키는 관람객의 매너가 제일 중요하다.

창원문화재단 공연 담당자는 거리 두기 좌석제로 관람객 수는 예전의 절반에도 못 미치지만, 공연자들은 무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해 한다아직은 코로나19가 진행 중이므로 문화의 생존은 우리의 손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이지언 기자 사진 이윤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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