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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와함께

[독자와함께]다시 그 강가에서

작성2019년 10월[Vol.79] 조회54

산과 바다 중 무엇이 좋으냐고 물으면

바다보다는 산이, 산보다는

강이 좋다고 대답하곤 했는데

그래서일까

인생의 후반을 강 옆에서 보내게 됐다

 

이곳에 와서 처음 찾은, 아직은 낯선 강

허나 인연이 있는 강이다

20년 전인 1999년 여름

사랑하는 이와 이 강을 건넜더랬다

서울에서 밤기차를 타고 내려왔었지

 

이곳이 목적지는 아니었다

도착하자마자 다시 버스터미널로 갔으니까

그럼에도 이곳을 기억하는 건

아마도 부추전과 강바람 때문일 게다

부추전이 반찬으로 나온 터미널 식당 백반은

지금껏 여행 다니며 먹은 음식 중 가장 맛있었다

나뿐 아니라 함께 먹은 이도 그리 생각한다 했으니

그날 아침밥은 정말 맛있었던 게 맞을 게다

 

아니다

부추전과 강바람 때문이 아니라

이제 막 시작한 연인의 첫 여행이었기에

두고두고 기억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다시는 느낄 수 없는 그 설렘

오랜 기다림 끝에 온 사랑에 대한 기대

그 모든 것이 이 강에 가라앉아 있겠지

지금 그 앞에 내가 서 있다

 

나 경(진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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