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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이슈]어르신, 이불 빨래 힘드시죠?

‘찾아가는 빨래방 서비스’가 돕습니다

 

가을볕과 선선한 바람, 빨래 말리기 참 좋은 계절이다.

경남도와 경남 광역자활센터는 지난 2015년부터 도내 마을을 방문해 평소 세탁하기 힘든

이불 빨래를 도와주고 있다. ‘찾아가는 빨래방 서비스그 현장을 찾아가 봤다.

백지혜 사진 유근종

 

3년 만에 매동마을 찾은 반가운 손님

지난 10월 중순 거제시 장목면 매동마을. 전체의 95%가 노인이며 45가구가 전부인 이 마을에 2.5톤짜리 큰 트럭 한 대가 들어온다. 3년 만에 마을을 찾아온 손님은 바로 세탁 차량이다. 보조 보행기를 부축 삼은 90대 어르신도 마중을 나오고, 약속이라도 한 듯 한 분 한 분 묵직한 이불 더미를 들고나와 차량 앞 노란 바구니에 담아놓는다. 어르신들이 올봄과 여름에 썼던 이불 27. 세탁 차량 안 세탁기가 오늘 열심히 돌릴 빨래들이다.

차 안에 나란히 놓인 세탁기 4대가 쉴 새 없이 돌아간다. 묵은 때가 있어 삶아야 하는 빨래는 애벌빨래 후 제일 마지막 순서로 돌린다. 좀 더 깨끗한 세탁을 위해 광택, 표백 작용하는 친환경세제 베이킹소다와 과탄산소다는 필수다. 이불 당 세탁 시간은 38분에서 1시간 사이. 세탁을 마치는 알림이 울리면 널찍한 건조대에 펼쳐 넌다. 다행이다. 오늘 날씨가 참 좋다.

 

세탁 차량 6, 경남 6개 권역 복지 사각지대 찾아

찾아가는 빨래방 사업은 경남도 서민복지정책의 하나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65세 이상 어르신과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이불 빨래 무료 서비스다. 어르신들의 위생환경을 개선해 쾌적한 생활환경을 조성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취지에서 마련됐다. 경남도의 지원으로 경남광역자활센터가 위탁받아 운영 중이며 2.5톤 차량 5대와 1.2톤 차량 1, 6대가 경남지역 구석구석을 찾아간다. 세탁 차량은 6개 권역으로 나눠 움직인다. 가장 수요가 많은 마산과 창원권역을 비롯해 이동 거리가 긴 사천과 고성까지 서비스 신청을 한 마을만 방문해도 한 달 일정이 꽉 찬다. 코로나19로 한동안 신청이 뜸했던 매동 마을에는 센터 측의 적극적인 홍보로 발길이 닿을 수 있었다.

 

2회 지원 한계차량 증편 절실

벼가 누렇게 익은 논을 배경으로 깨끗이 세탁된 이불이 널려 있는 모습이 평화롭다. 마을회관에 모인 어르신들은 다 같이 점심을 먹으며 기다리셨다. 세탁 차량이 궁금해 내부를 구경하거나 안 좋은 세제를 쓰는 건 아닌지 염려되는 마음에 꼼꼼히 확인하는 등 반응들이 다양했지만, 세탁된 이불을 받으시곤 모두 흡족해하셨다. 매동마을 김도하(76) 어르신은 잘 마른 이불을 매만지며 고마워하신다. “집에 세탁기는 다 있지. 근데 이불은 물에 젖으면 무겁잖아. 꺼내고 너는 게 힘에 부쳐. 을매나 고맙노. 이래 찾아와가 빨래도 해주고.”

현장에는 지역자활센터에서 나온 현장관리자 1명과 자활 근로자 2명이 한 팀을 이뤄 서비스를 수행한다. 그들은 빨래가 마르는 동안 어르신들에게 말벗이 되어주기도 하고,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위해 빨래를 직접 가져다드리기도 했다.

경남광역자활센터 공나윤 담당자는 어느 마을을 가나 반겨주시는데, 서비스 지역이 넓고 신청마을이 많아서 1년에 마을당 2회까지만 지원하는 실정이라 늘 죄송해요라며 차량과 예산이 늘어서 더 많은 지역에 실질적인 서비스가 닿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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