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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반하다

[사람에 반하다]건강과 소득, 두 마리 토끼 잡는다! 경남도 노인일자리 대폭 확대

경남도는 올해도 어르신의 활기차고 건강한 노후생활을 위해 행정력을 집중한다올해 노인일자리 예산을 역대 최대인 2670억 원을 투입하고 64563명의 노인일자리를 창출했다이는 경남 전체 노인 인구 10% 수준에 해당하는 역대 최대 규모다노인일자리 참여로 활력이 넘치는 어르신을 만나봤다.

 


 

밀양시니어클럽

커피찌꺼기새활용활동팀 김경숙(72)
다시 직장생활 하는 
행복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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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기에 어렵게 구한 일자리 

인생 다시 시작하는 느낌으로 

열심히 할게요

집에만 있으니까 무료하고 건강도 더 나빠지는 것 같아 우울했는데, 마침 집 근처에 시니어클럽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여가를 활용해 보고 싶어 신청했는데, 너무 잘한 거 있죠?”

 

지역 내 카페에서 아깝게 버려지는 커피 찌꺼기를 직접 수거·건조·제작해 탈취제를 만들고 있는 밀양시니어클럽 커피찌꺼기새활용활동팀을 찾았다. 팀 분위기를 이끄는 단장 김경숙 어르신이 가장 먼저 취재진을 반겼다.

커피찌꺼기새활용활동팀은 환경적 가치를 창출하고 지역의 생태 환경에 발전적으로 기여하는 노인 일자리 사업 중 공익활동형에 속한다. 인근 카페를 방문해 커피 찌꺼기를 직접 수거한 후 말리는 작업이 끝나면 소금과 밀가루를 섞어 반죽한 뒤 예쁜 장미 모양의 탈취제를 만든다. 완성한 탈취제는 요청하는 기관으로 배부한다. 팀원은 모두 10. 하루 3시간씩 10일 근무로 한 달에 30만 원 남짓 받는다. 스스로 번 돈이 생겨 작게나마 성취감이 느껴져서인지 다시 직장 생활을 하는 기분이라고 했다.

일하는 동안 동료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즐겁기만 하다. 수거를 위해 지역주민들을 만나는 시간이 가장 소중하단다. 혼자 고립된 생활을 할 때보다 많이 밝아지고 행복해졌기 때문이다.

살아온 연륜이 있으니 무슨 일이든 융통성 있게 잘해보려고 노력하는 것이 저의 강점인 것 같아요. 노년기에 어렵게 구해진 일자리잖아요. 인생을 다시 시작하는 느낌으로 정말 열심히 활동하고 있어요.”


 



진주시니어클럽 

시니어 국민생활시설점검원 정호식(64)

인생후반전도 안전과 함께여서 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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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사고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막중한 임무라고 생각해요

대우조선해양()에서 안전사고 예방 업무 경력 3710개월을 끝으로 지난 20201월 정년으로 퇴임한 정호식 어르신은 현재 진주시니어클럽 소속 국민생활시설점검원으로 4년째 활동하고 있다. 전문직 종사 경험으로 다져진 경륜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새로운 도전에 강점으로 작용했다. 

사회서비스형 노인일자리인 국민생활시설점검원의 주된 업무는 건물 외부 지반 안전, 벽면 균열, 누수 등 외부 안전 점검과 가스, 전기, 소방, 누수 발생 등의 내부 점검 활동을 포함한다. 매월 20일 정도 하루 3시간 근무하고 약 76만 원 정도 임금을 받으며, 1개 조 2, 4개 조 8명이 활동 중이다. 

어르신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젊고 건강한 정호식 씨의 말투에서 단단함과 자신감이 느껴진다. 모바일 앱을 활용해 안전 점검 결과를 현장에서 바로 입력하는 실시간 온라인 작업도 능수능란하다.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해 61의 열띤 경쟁률을 뚫고 합격한 실력자답다.

 

안전사고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막중한 업무라고 생각해요. 안전 분야가 천직인 저에게 딱 맞은 업무죠. 앞으로도 안전을 위한 후반전인 제2의 인생을 열심히 살겠습니다!”


 

 

마산시니어클럽

꼬아배기 박금순·김은하·정용식(68)

부푼 반죽처럼 우리 인생도 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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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를 배워서 할 수 있다는 성취감에

하루하루가 활기차요

아이고 다리야, 허리야.”

저절로 나오는 앓는 소리에도 집보다 더 깨끗하게 매장을 청소하고, 나란히 서서 웃으며 반죽을 만들고 튀기는 모습이 자매처럼 정겹다. 박금순(사진 왼쪽김은하(가운데정용식(오른쪽) 어르신들은 이곳에서 처음 만났는데, 지금은 둘도 없는 절친이 됐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무학여고 인근에 있는 꼬아배기는 시장형 노인일자리로 경남 최초의 꽈배기 사업장이다. 마산시니어클럽 소속 14명이 주 1~3, 하루 8시간 돌아가면서 근무한다. 청소부터 메뉴 제조, 반죽, 숙성, 발효 튀김, 진열, 판매까지 모든 업무를 소화하고 있다.

 

결제하는 포스기나 튀김기 같은 기계는 저희에게는 거의 신문물이에요. 6개월을 배우고 나서야 익숙해졌지요. 담당 선생님이 고생을 참 많이 하셨어요. 호호호~”

 

집밥 정도야 수십 년을 만들었지만, 빵 종류는 처음 만들어본다는 3명의 어르신은 그래도 뭔가를 배워서 할 수 있다는 성취감에 하루하루 활기차다고 말했다. 월 평균 30~40만 원을 받는데 퇴근 시간 데리러 오는 남편한테 자신 있게 5만 원을 차비라고 건네줬다는 박금순 어르신은 얘기를 하는 내내 얼굴에 함박 웃음꽃이 피었다. 정용식 어르신은 벌고 있는 돈을 모아 내 칠순 때 자식, 손주에게 용돈을 나눠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설레는 표정이 꼭 데이트를 앞둔 아가씨 얼굴 같다.

신메뉴를 개발하고 좋은 재료를 공수하기 위해 지인 방앗간을 찾아가 설득하는 등 꼬아배기에 대한 열정도 어떤 누구 못지않은 꼬아배기어르신들! 잘 부풀어 오르는 반죽처럼 풍성해진 인생이 항상 봄날 같기를 응원한다.

꼬아배기 문의  070-8887-8442

 

백지혜 사진 김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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