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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경남역사

[아하! 경남역사]한 번 불을 때면 석 달 열흘 온기 '신비한 칠불사 아자방'

 

지리산 칠불사(七佛寺)에는 스님들의 수행을 위해 1000년 전에 만들어진 아자방(亞字房)이 있다한 번 불을 때면 석 달 열흘 온기를 보존한다는 전설의 구들 아자방’. 

지난해 12월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아자방을 아시나요

한옥과 온돌(溫突)은 한국의 전통적인 주거문화이고 난방 방법이다. 그중 온돌은 아궁이에서 불을 붙여 그 열기가 고래(구들장 밑으로 낸 고랑)를 통과하면서 바닥을 따뜻하게 하는 직접 가열식 난방으로 취사와 난방이 동시에 가능한 구조이다. 추운 겨울철 적은 에너지로 추위를 이겨내는 우리나라 고유의 난방 방법이기도 하다. 지리산 칠불사에는 이 온돌을 대표하는 최고의 건축물이 있다. ‘바로 한 번 불을 때면 49일간 따뜻하고 90일간 온기를 간직한다는 전설적인 구들, 아자방이다.

 

천년을 넘게 이어져 온 온돌방

칠불사 아자방은 승려들의 참선처다. 53m²(16)인 이곳은 방바닥이 한문 버금 아()’자 모양으로 만들어져 아자방으로 불린다. 깨달음을 얻기 위한 수행인 참선을 하는 공간으로 쓰였는데, 승려들이 수행할 수 있도록 방 안 귀퉁이 4곳을 바닥 면보다 높게 만들었다. 중앙의 십자 모양의 낮은 곳은 승려들이 오가는 통로이자 다리를 푸는 곳으로 쓰였다.

아자방 온돌은 신라 효공왕 재위 기간(897~912)구들도사로 알려진 담공선사가 이중 온돌구조로 처음 축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칠불사와 아자방은 임진왜란 시기, 1800, 1948년 등 여러 차례 불에 타서 사라진 뒤 복원 중창되었으나 구들은 원형을 그대로 유지해 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1984년 발견된 사찰 소장 문서에 의하면 단 한차례도 아자방 구들을 고친 적이 없다고 한다.

 

 

국가민속문화재 지정

515일까지 아자방 개방

아자방의 온기가 어떻게 100일 동안이나 유지될까라는 궁금증을 안고 총무스님의 안내를 받아 아궁이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지금은 일반 부뚜막 아궁이처럼 개조됐지만, 원래는 불을 때는 곳이 지금보다 훨씬 컸다고 한다.

총무스님은 옛날에는 지게꾼이 나무를 지고 아궁이 안으로 걸어들어갔다고 합니다. 그만큼 아궁이 안이 깊고 컸다고 해요. 지게 짐으로 여섯 짐이나 일곱 짐 정도의 나뭇가지를 넣어 불을 지폈다고 합니다라고 말했다. 마른 나무 장작에 불길이 들어가면 남북으로 길고 높은 고래를 따라 아자방 높은 곳까지 불길이 치솟았다가 내려가는 구조이다. 무엇보다 칠불사 구들의 고래 폭은 30cm이며, 20cm가 넘는 두꺼운 구들이 상당수다. 그래서 두꺼운 구들은 데우는 데도 식히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렸으리라 추측된다.

또 나뭇가지가 다 타고 숯만 남으면 아궁이 문을 닫고 굴뚝까지 닫아 그 열기를 가둬 둔다. 그래서 아자방 온돌의 온기가 100일은 족히 유지되는 듯하다.

불과 열을 가두어 돌을 데우는 과학적인 난방 방식인 아자방 온돌. 그 학술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해 12월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됐다. 또한 칠불사 아자방은 최근 복원공사가 마무리돼 부처님 오신 날(515)까지 내부를 한시적으로 공개한다.

 


 

지리산 칠불사

하동군 화개면 범왕길 528

문의 055)883-1869

 

 

배해귀 사진 하동군·칠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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