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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의 소리

[도민의 소리]옛 도심의 재탄생, 양산 서리단길을 아시나요?

 2014년 처음 양산시 물금읍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가 기억난다. 새롭게 조성되는 물금신도시는 이제 막 시작된 터라 주변이 참 휑했다. 물금역 주변으로 원도심이 형성돼 있었지만 빠르게 들어서는 아파트촌을 중심으로 생활권이 형성되다 보니 일부러 찾지 않는 한 그곳으로 갈 일이 드물었다.

그런데 길이란 참 오묘한 구석이 있다. 없다가도 생기고 또 금세 사라지는 생멸의 순리에 사람의 발길이 꽤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지점이 그렇다. 잊혀 사라질 위기의 구도심 골목길도 새 생명을 얻고 부활한다. 잘 알려진 서울 경리단길, 경주 황리단길, 부산 해리단길, 김해 봉리단길이 그렇게 만들어졌지만 요즘 핫한 곳은 바로 양산시 물금읍 서부마을에 만들어진 양산 서리단길이다.

서리단길이란 이름이 본격적으로 붙기 시작한 건 불과 몇 년 전. 낙동강변에 형성된 황산 공원과 자전거 길을 사람들이 조금씩 찾기 시작하면서다. 워라밸이 최고의 삶의 가치인 요즘, 물금 신도시에 유입된 30만 명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여가 시설로 황산 공원(캠핑장 포함)과 낙동강 자전거길이 각광받기 시작했고 그 사이에 있는 서리단길로 자연스럽게 사람들 발길이 이어진 것이다.

처음엔 그저 눈길 줄 것 없는 오랜 집들에 불과했다. 좁디좁은 옛 도로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자전거길 어딘가에 라이더들을 위한 자전거 수리점이 하나, 그 옆에 잠깐 요기할 수 있는 국숫집이 생기더니 입소문을 타고 조금씩 사람들이 몰려드는 것이 아닌가. 특히 길 하나를 두고 기찻길이 이어져 있어 더 매력적이다. 봄이면 환상적인 벚꽃길이 수십 미터 이어지고 사람들의 감성을 채워주는 명소로 변했다. 옛 골목길 감성을 그대로 간직한 옛 건물들은 세련된 스타일로 카페, 공방으로 변신했고, 유명 셰프를 초청해 젊은 층 취향의 메뉴를 개발한 음식점들이 20~30대를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맛 좋고 개성 가득한 가게들이 하나둘 문을 열면서 바로 서부마을 서리단길이 된 것이다.

여기에 구도심을 살리고 새로운 명소를 적극적으로 키우려는 양산시 전략이 더해졌다. 서리단길 간판과 홍보 책자를 만들고 공영주차장을 마련하는 등 서리단길 육성에 힘을 쏟는 모양새다.

지금도 가족 단위로 서리단길을 찾는 기분 좋은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작은 식당 앞에 밥을 먹기 위해 줄을 서는 수고로움도 마다지 않는다. 이른 봄 햇살을 만끽하며 여유롭게 가게 앞 의자에 앉아 기다리는 것도 좋겠다. 옛 정취가 느껴지는 골목길을 걸을 수 있는 낭만은 덤이다.

 

서리단길 : 원도심 물금농협 본점 뒤쪽 캠핑고래 건물에서 물금 기찻길 음식점을 잇는, 길이 1의 좁은 골목길.

 


정인정
명예기자
(양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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