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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의 소리

[도민의 소리]조선 최후의 지성, 면우(俛宇) 곽종석

3·1절을 앞두고 거창의 대표 독립운동가 면우 곽종석 전시관을 찾아갔다.

산청에서 태어난 면우 곽종석 선생은 경북 봉화 춘양에서 189610, 51세의 나이로 거창 다전마을로 이주했다. 유림의 독립운동을 주도한 유학자로 1895년 을미사변 때 영국영사관에 일본침략 규탄을 호소했고, 1905년 을사늑약 체결 때 국제법에 호소할 것을 상소한 사람이다.

 

곽종석 하면 파리장서를 빼놓을 수 없다. 파리장서(巴里長書)1919년 유림 대표인 곽종석 선생과 김복한 선생 등 137명이 파리 강화회의에 제출하기 위해 작성한 독립청원서로 경술국치의 부당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데 일조했다.

거창군 가북면 다전마을에 위치한 면우 곽종석 선생 유허지19193월에 열린 파리 만국평화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파리장서의 초안을 준비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일제가 이 청원서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독립선언서 주동자로 곽종석 선생이 잡혀 대구 감옥에 갇혔다. 모진 고문으로 출옥 후 얼마 안 되어 순국하셨다.

 

가북초등학교 중촌분교에 있는 면우 곽종석 전시관과 유허지는 거창군에서 오랫동안 빈터로 남아있던 곳을 2020년 복원·정비해 만들고, 2023825일 개관했다. 선생의 저술서와 파리장서(동판 출력본)뿐만 아니라 스승 한주 이진상 선생에게 보낸 편지 초안, 제자들에게 써준 작별 시, 면우집(면우 곽종석의 평생 저술을 모아 분류 편찬한 책) 등이 전시되어 있어 천천히 둘러보기 좋다. 전시관 옆 하늘 향해 쭉 뻗어 있는 메타세쿼이아 나무 아래에 앉아 눈을 감고 일제강점기를 상상해 보았다. 아픈 역사의 한편이 시린 가슴을 어지럽혔다.

 

일제의 극심한 탄압과 감시 속에서도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기 위해 우리나라 독립을 위한 열정과 투쟁 정신을 대표하는 역사적인 문서가 거창에서 작성됐다는 사실, 또 곽종석 선생을 비롯한 거창 출신인 김재명, 변양석, 이승래, 윤인하, 박종권, 윤철수 선생 등 7명이나 137명의 명단 속에 있다는 것이 자랑스러웠다.

나라를 빼앗긴 뼈아픈 고통과 서러움을 극복해 온 선조들의 불굴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면우 곽종석 전시관이 역사 교육의 현장으로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

 

박다정 명예기자(거창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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