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스트레스가 원인이라고 말한다. 나는 평소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걸까? 흔히 말하는 정신건강은 어떻게 관리하는 것이 좋을까?

궁금했지만 선뜻 알아보지 못한 고민을 해결해주는 버스가 등장했다. 경남도 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가 운영하는 ‘마음안심버스’다.

글 백지혜  사진 김정민

올해 3월 말 도입, 도민 만족도 매우 높아

진해구 종합사회복지관 정문 앞 공터에 새로운 차량이 나타났다. 식사를 마친 구청 직원들과 시민들이 기웃거리다 물어보는 모습도 보였다. ‘마음안심버스’라는 표지판 뒤로는 길게 줄도 서 있다. 

마음안심버스는 경남도 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가 올해 3월 말부터 도입해 고령이거나 멀어서 보건소로 직접 오지 못하는 도민들을 위해 접근성을 높이고자 마련했다. 일터나 지역 곳곳으로 지역 당 연 4회 정도 방문하고 인기가 좋아 하루에 많게는 200여 명 이상이 찾는다고 한다. 20개 기초정신건강복지센터와 5개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가 협력해 운영 중인데, 이날은 진해보건소 정신건강복지센터가 참여했다. 버스 내부로 올랐더니 스트레스 측정기와 간이용 테이블, 커피머신 등이 설치돼 있다. 넓지는 않아도 꽤 아늑했다. 마음안심버스를 찾으면 우울, 불안 등 자신의 심리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정신건강 전문가가 들려주는 심리 상담과 심박 변이도 측정(HRV)을 통해 스트레스 검진도 가능하다. 스트레스 검사를 마치고 나면 지난 2주 동안 자신의 상태를 진단해볼 수 있는 자가 진단 설문지도 작성한다. 상담 시간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대부분 10분 이내로 결과를 알 수 있다. 8월 말 기준 청소년, 대학생, 노인 등 총 1734명이 이용했으며, 이용자 만족도 91.5%로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우울증이나 스트레스 가볍게 여겨선 안돼요”

검사를 마친 창원시 진해구 곽정숙(60) 씨는 “평소 내 상태를 체크해 볼 기회가 없었는데 간단한 검사로 안 좋은 건 미리 대비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라며 스트레스 관리가 잘 되고 있다는 결과지를 자신 있게 내밀었다. 진해보건소 정신건강복지센터 도애옥(58) 담당자는 “마음안심버스는 스트레스 지수 측정과 설문지 진단 후 기본 상담을 하고 정신건강 위험군을 찾아내 적시에 알맞게 연계하는 역할을 한다”며 많은 애용 부탁한다고 말했다. 상담을 맡고 있는 심진영(50) 담당자 역시,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정신건강’이라고 하면 아직도 편견이 있어요. 상담만으로도 기록이 남는 줄 알고 걱정부터 하죠. 하지만 우울증이나 스트레스를 가볍게 생각해선 안된다”며 해당 보건소로 문의해 일정을 체크한 후 꼭 한 번 이용해 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진해보건소 정신건강복지센터는 청소년 자살 예방을 위한 게이트키퍼 교육과 우리 동네 마음이음사업, 정신질환자들이 참여하는 정신건강 미술제, 심(心)심(審)극단 등 정신건강사업을 꾸준히 운영하고 있다.

경남도 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문의 055)239-1400

 TIP 스트레스 측정기 결과 확인하는 법 

스트레스 측정기 검사 결과는 스트레스 대처능력, 신체적 스트레스, 정신적 스트레스, 피로도, 심장안정도(심박수) 등 5가지로 분류된다. 각 결과 값은 매우 나쁨, 나쁨, 보통, 좋음 단계로 표시되며, 전체적인 점수가 자율신경점수(스트레스 지수)로 수치화돼 나타난다. 추가로 혈류의 파장에 따라 혈관 상태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자율신경점수는 5각형으로 구분된 점수를 반영해 수치화한 결과다. 그래프는 넓게 퍼질수록 좋고, 점수 분포 위치를 선으로 이었을 때 최대한 5각형 모양으로 나와야 좋다. A씨의 경우 정신적 스트레스를 제외한 나머지가 매우 나쁨과 보통으로 나와 40점이 나왔다. 0~33점이 ‘나쁨’, 34~66점이 ‘보통’, 67~99점까지 ‘좋음’을 나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