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모산굴의 전설

문경 모산굴의 전설

문경시 가은읍 성저리에 못산(池山)동굴이 있다. 임진왜란때 왜병이 문경새재를 침공하느라 이곳 지산을 통과하면서 성별 노약을 가리지 않고, 약탈, 살해를 자행하였다. 이 난을 피하기 위해 근처 주민들은 우마를 몰고, 성 밑 굴로 피난을 갔다. 왜병이 이곳 성저마을을 지날갈 때 인적이 드물어 이상하게 생각하여 살피던 중 먼 산 나무가지에 빨래가 걸려 있는 것을 발견, 곧 수색하여 이 동굴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 지역 주민들이 이 굴에 대피한 것으로 판단한 왜병들은 조총을 쏘면서 소탕하기에 이르렀다. 왜병들은 삽시간에 침공하여 이들 피난민들을 밖으로 몰아 내려고 했으나 이들은 겁에 질려 더욱 굴속 깊숙이 피신하여 한 사람도 나오지 않았다 그러자 왜병들은 마을로 내려가서 왕겨, 고추, 목화씨앗, 짚 등을 대량으로 가져와서 굴 아궁이에 쌓아 놓고, 불울 피워 지독한 연기를 무제한 굴안으로 불어 넣었다. 이로 인하여 굴속의 피난민들은 모두 굴속에서 질식사하고 말았다.
정면에서 바라보는 모산굴 전경 모산굴

그 얼마나 처참한 죽음이었든가. 이곳에 피운 연기가 한달 후에는 약6Km나 떨어진 봉암사 근처의 작은 동굴에서 나왔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연기를 피워 넣었는가 짐작 할 수가 있다. 이렇게 동굴 속에서 억울하게 떼죽음을 당한 날이 바로 음력 정월 16일이었다고 한다. 그 후 성밑 굴 근처에는 후손 끊긴 제사가 같은 날에 수백명이었다. 그리하여 이 원혼들이 제삿밥을 얻어먹으려고 이 근처 집집마다 돌아다닌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지게 되었다.

따라서 이 근처에 사는 사람들은 정월 16일 밤이면 무서워서 바깥 출입을 못하고, 혹 이날 원행을 하면 불길한 일이 많이 생겨 외출을 꺼렸다고 한다. 이날은 될 수 있으면 집안에서 귀신을 쫓는다고 하여 대문이나 싸리문 앞에 왕겨, 고추, 목화 씨앗 등으로 불을 피워 귀신이 근접하지 못하도록 하는 풍속이 계속 되었고, 또는 죽은 원혼을 달래기 위하여 푸닥거리(점쟁이가 귀신 쫓는 굿)도 하고, 또는 이날 밤에는 밥을 남기지 않고, 혹 남은 밥이나 찬은 솥 안에 넣고, 솥뚜껑을 굳게 덮어서 귀신들의 범접을 못하게 했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