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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이슈]농촌에 살어리랏다 지리산덕천강마을 귀농일기

 

누구나 한 번쯤은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전원생활을 꿈꿔본다. 꿈은 꿈일 뿐! 농촌살이가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은 살아본 사람은 안다. ‘농촌에서 살아보기에 참여해 나의 귀농 적성을 진단해보길 추천한다.

김미영    사진 김정민

 

 

판타지와 현실 사이, 농촌에서 살아보기

산청군 단성면 덕천로 지리산덕천강마을(이하 덕천강마을) 어귀로 들어서자 눈길 닿는 곳마다 초록세상이 펼쳐진다. 웅장함과 부드러움이 잘 조화된 산세가 찾는 이를 안온하게 포용한다. 멀리서도 눈에 띄던 노란색 건물이 지리산덕천강마을 센터(490). 넓은 주차장과 쉼터를 제공하는 정자를 갖췄다. 따가운 햇볕 아래 벼가 이삭 팰 준비를, 텃밭의 작물들은 알찬 열매를 맺고 있다. 그제야 사람 좋은 미소로 맞이하는 손봉기(58) 사무국장이 눈에 들어온다.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6개월 동안 농촌 생활을 경험해 보는 거지요. 보는 것과 현실은 달라서 살아보는 게 현명합니다.” 

손 국장이 농촌에서 살아보기사업을 소개하며 녹록지 않은 농촌 생활을 강조한다.

 

 

농사꾼의 최고 덕목, 발걸음 소리

한 무리의 농사꾼을 따라가 봤다. 밀짚모자에 장화 혹은 몸빼바지로 귀농룩을 완성한 그들이 향한 곳은 열밭네 텃밭’. 바로 올해 덕천강마을 농촌에서 살아보기참여자 10(5가구)이 가꾸는 텃밭(2000)이다. 알이 잘 여문 옥수수, 태양 빛 머금은 고추, 팔뚝만 한 가지 등 다양한 작물이 그간 쏟아부은 정성을 짐작케 한다. “농작물은 농사꾼의 발걸음 소리를 듣고 자란다고 하지요. 게으르면 농촌에서 못 삽니다.” 정의갑(64) 위원장이 말하는 농사꾼의 최고 덕목은 진정성이다. 농작물이 귀가 있는 것도 아닐 터, 부지런히 살피고 애정을 쏟으면 잘 자랄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소쿠리며 자루마다 농사꾼의 숨소리와 발걸음 소리를 먹고 자란 수확물이 그득하다. “마트에서 사 먹던 것들을 직접 농사지어 바로 따먹는 게 가장 큰 기쁨이지요.” 장진자(61) 씨가 환한 웃음을 띠며 행복감을 내비친다.

 

 

지역주민과 함께 써 내려가는 귀농일기

농촌에서 살아보기사업 프로그램(농촌이해·지역교류·지역탐색·영농실습·개별활동 등)에는 지역민과 소통하는 내용이 적지 않다. 귀농생활의 성공 여부가 지역주민과 어울림에 있다는 의미다. 덕천강마을에는 230가구(413)의 주민이 거주 중이며, 이들은 농촌에서 살아보기참여자들의 멘토가 되어 함께 귀농일기를 써 내려가고 있다. 농작물 재배법, 농기구 사용법, 용접 등 실질적인 프로그램으로 초보 농사꾼을 물심양면 돕는다. 소통 간담회도 자주 열어 마을주민과 참여자 간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우렁이 농법으로 재배 중인 벼농사 영농 실습장을 살피는 농사꾼의 땀방울이 황금빛 물결로 화답할 날이 머지않았다.

 

 

농촌 생활 6개월은 부족, 1년은 해야

경남권역의 농촌에서 살아보기사업은 올해 도내 11개 시군에서 총 17개소 마을공동체가 선정되어 운영되고 있다. 2021년 사업평가 우수마을 9곳과 2022년 신규 선정마을 8곳이다덕천강마을은 우수마을로 선정돼 올해 연속으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는 곳이다

정 위원장 이하 운영진의 열정, 주민과 참여자들의 진심이 더해져 이뤄낸 성과다. “6개월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사람도 사계절을 만나봐야 하듯, 농촌 생활은 시간과 함께 여물어 갑니다. 1년은 해야 합니다.” 정 위원장이 모두의 바람을 간곡히 전한다. 경남도의 발걸음 소리를 듣고 자란 농촌에서 살아보기열매가 경남 농업의 미래를 밝힐 씨앗을 퍼뜨리길 기대한다.

 

지리산덕천강마을

위치  경남 산청군 단성면 덕천로 798-6

문의  055)974-6700 www.지리산덕천강마을.com

 

경상남도 농업정책과

문의  055)211-6243

 

귀농귀촌종합센터

문의  1899-9097 www.returnfarm.com

 

 

 

 미니 인터뷰 

 

 ◈ 정창두

대기업 해외 건설 부문에서 사람 부대끼는 일을 하다 보니 한적한 농촌 생활에 대한 동경이 있었습니다. 유튜브로 공부도 하고 왔는데, 현실은 매일 올라오는 잡초와 벌레들과 씨름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귀농 결심에는 변함이 없는데 사업 종료 후 거처나 농지 임대 등 참여자에 대한 사후 지원책이 마련되었으면 합니다.

  

◈ ​손영철

고등학교 국어 교사로 퇴직 후 이 사업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농사도 처음이고 주민들과의 관계도 어려웠습니다. 밖에서 온 제가 마음을 열고 다가가니 주민들도 잘 도와줍니다. 무엇보다 운영진들이 가교역할을 잘합니다. 센터 내의 숙소(1가구 1객실)에서 지내고 있는데 외부의 단독 숙소가 제공되면 더욱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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