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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이맛!

[음~ 이맛!]다이어트 가을밥상 ‘가리비’가 딱이야!


가을이다.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 여름철 더위에 잠시 집 나갔던 식욕이 제자리로 돌아왔다. 선선한 바람을 타고 빠르게 상승하는 식욕. 실컷 먹어도 살찔 걱정 없는 음식은 없는 걸까? 다이어트 고통에서 구해줄 식재료, 수확이 시작된 고성·통영 가리비를 소개한다.

 

예뻐서 붙은 이름 단풍조개’, ‘양귀비 혀

가리비는 부채를 닮아 부채조개, 단풍색을 닮아 단풍조개, 너무 예뻐서 양귀비 혀등 여러 개의 별칭을 가지고 있다. 시대를 더 거슬러 중국 월나라 미인 서시의 혀, ‘서시설(西施舌)’이라 불리기도 한다. 패각이 여성용 장신구 브로치 제작에 쓰일 정도로 예쁘게 생겼다. 급할 때 패각을 여닫으며 헤엄치듯 이동한다고 해서 헤엄치는 조개로도 알려져 있다.

동해안과 남해안에서 주로 양식되는 가리비는 10월부터 이듬해 4~5월까지 생산된다. 도내에서는 고성과 통영 일대의 청정 해역에서 많이 양식된다. 적당한 수심에 조류가 빠르지 않고 먹이 플랑크톤이 풍부해 이 일대에서 나는 가리비는 생장이 빠르고 맛이 좋다. 크기는 길이 8~12cm 정도로 어른 손바닥에 쏙 들어오는 크기다.

한창 수확기를 맞은 것은 이른바 홍가리비라고 불리는 단풍가리비와 해만가리비. 내년 봄 홍가리비와 해만가리비 철이 끝나갈 무렵 비단가리비가 그 뒤를 이어 7~8월까지 생산된다. 따지고 보면 가리비는 연중 즐길 수 있는 사계절 식재료가 됐다.

 


영양가 칼로리 다이어트 식재료

가리비는 세계적으로 400여 종에 이른다. 가을철 고성과 통영에서 나기 시작하는 가리비는 해만가리비와 홍가리비 두 종류다. 최근에는 해만가리비가 대부분이다. 홍가리비보다 크고 고수온에도 잘 버티는 수입종이다.

홍가리비는 주황, 빨강, 보라 등 예쁜 껍데기 색과 작은 크기 때문에 음식의 장식용으로도 많이 쓰인다. 가리비는 가격도 착한 편이다. 1kg5000~6000원이면 구입 가능하다.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kg당 대체로 20미가 넘 는다.

가리비가 작고 값이 싸다고 해서 맛이나 영양가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다른 어패류보다 단백질 함량이 높다. 또 글루타민을 포함한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해 성장기 어린이와 청소년의 골격 형성에 도움을 준다. 칼슘과 철분 성분도 많아서 골다공증 같은 뼈 질환에도 좋다고 한다. 항산화 성분인 셀레늄이 풍부해 항산화 작용, 피부노화 방지, 피부탄력 유지 등에 효과적이기도 하다. 100g80kcal로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식으로도 적당하다.

그뿐만 아니라 타우린 함량이 높아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도와줘 고혈압, 동맥경화 등 혈관질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누구에게나 유용한 영양가로 가득 차 있다. 영양가 많지만 칼로리는 낮고 맛은 좋은 일석삼조의 식재료라고 할 수 있다.

 

담백한 본래의 맛, 구이··회무침 모두 OK

헤엄치는 조개답게 패각을 여닫는 힘이 좋은 가리비는 패주, 즉 관자가 잘 발달해 육질이 쫄깃하고 단맛이 뛰어나다. 가리비의 단맛은 날씨가 추워질수록 더해지는데, 단맛을 내는 성분은 아미노산인 글리신이다. 글리신은 간 해독을 돕고, 숙면을 유도해서 피로 해소에 도움을 주는 성분. 가리비 특유의 단맛과 쫄깃함을 즐기려면 구이와 찜이 최고다.

구이나 찜 요리는 껍데기째 조리한다. 해감은 필수. 빛이 들지 않는 곳에 가리비가 잠길 정도로 물을 붓고 소금을 넣은 후 3시간 정도 해감한 후 조리해 먹는다. 구이와 찜에는 별다른 조리법이 필요 없다. 구이는 석쇠를 이용한 직화와 오븐 구이 다 가능하다.

석쇠 구이는 입이 벌어지고 껍데기에 자작하게 국물이 고일 정도로 굽는다. 오븐 구이 할 경우에는 한쪽 껍데기를 떼어내고 굽는다. 양파, 피망, 치즈 등 피자 식 토핑을 얹어 색다른 맛의 가리비구이를 즐길 수도 있다. 치즈가리비구이는 어린이 간식용으로, 파티용 술안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먹기 아까울 정도로 예쁜 모양에 고소한 맛을 더한 독특한 풍미까지, 고급요리가 따로 없다.

찜은 해감 후 껍데기까지 깨끗이 씻어 찜솥에 안친 후 센불에서 찐다. 껍데기가 벌어지기 시작하면 불을 끄고 5분 정도 뜸을 들여 마저 익히면 된다. 따로 간할 필요는 없다.

가리비는 익히면 살집이 오동통해지고 커져 더 먹음직스럽다. 찐 가리비 살을 각종 야채와 함께 초고추장에 비벼 회무침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매콤하고 상큼한 회무침으로 구이와 찜의 담백함에 악센트를 줄 수 있다.


라면·떡국·파스타 응용메뉴도 일품

다른 조개류처럼 가리비도 국물요리에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시원한 국물을 맛보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가리비탕으로 끓여내는 것. 대파나 쪽파를 송송 썰어 넣고 한소끔 끓이면 맑은 해장국이 된다. 소금 간도 필요 없다. 가리비 자체의 짠맛으로 자연스레 간이 된다.

가리비라면도 추천할 만하다. 평범한 인스턴트 음식이 훌륭한 국물요리로 재탄생한다. 한겨울에는 가리비떡국도 괜찮다. 수제비, 칼국수 등 국물요리의 부재료로 가리비는 어디든 적용해 볼 수 있다.

서양요리에 응용해 가리비파스타 재료가 되기도 한다. 패각째 부재료들과 함께 볶아도 되고, 찐 가리비 속살을 야채와 볶아서 써도 된다. 조개류의 서걱거리는 식감이 싫다면 가리비 관자만 떼어내 파스타 부재료로 사용해도 된다.

1026~28고성 가리비수산물축제

2013년 국내 수산물 생산통계에 처음 등장한 해만가리비는 소비자의 인기를 끌면서 해마다 생산량이 늘고 있다. 도내 생산량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고성군 가리비도 2013년 약 600t에서 2017년에는 약 6000t으로 10배가 늘었다.

이에 따라 경남도는 지난 5월부터 경남연안에 최적화된 해만가리비를 개발하기 위해 미국 메릴랜드주 해양환경기술연구소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미국산 우량 해만가리비를 시료로 경남연안 적응 시험을 하고 있다. 올 연말쯤 경남 특화 해만가리비가 개발 완료될 예정이다.

2000년부터 자란만을 중심으로 가리비 양식을 확대해온 고성군은 가리비 출하기에 맞춰 고성 가리비수산물축제를 연다. 지난해 축제는 6만 명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올해 축제는 이달 26일부터 28일까지 고성읍 수남리 백세공원에서 펼쳐진다. 가리비 무료 시식, 가리비 음식 판매장, 가리비 홍보 판매장 등 가리비 관련 부스가 마련돼 맛있는 축제가 될 전망이다.

축제장 방문으로 값싸고 영양가 높은 가리비 건강 다이어트 밥상 한 번 차려보자.

글 황숙경 기자 사진 이윤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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