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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탐방

[체험&탐방]노인요양병원을 사수하라

경남도립 사천노인전문병원 25시

 

 지난달 초, 경남도립사천노인전문병원을 찾았다. 면회전면통제, 출입금지와 같은 큼직한 팻말이 긴장감을 자극했다. 감염에 취약한 노년 환자들을 지키기 위해 마치 사투를 벌이고 있는 듯 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집단감염은 약 70%가 넘는다. 대구사례에서 보듯 기저질환을 가진 노년층이 입원한 요양병원은 집단감염의 최대 취약지대로 인식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코로나19 사망자 가운데 60세 이상이 91%에 이른다. 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가족들의 걱정이 커지면서 노인요양병원 측의 부담은 한계치에 이르고 있다.

최소한의 의사소통마저 어려운 치매환자병동은 그야말로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지경이다. 지금 노인요양병원에서는 어떻게 움직이고 있을까?

 



2개월째 비상사태 돌입 고열환자 제로

집단 격리에 들어간 터라 내부 취재가 불가능했다. 할 수 없이 병원 마당에서 김지은(42) 진료부장을 만나 내부 사정을 들었다. 입원 환자 200명과 의료진 93명 등 300명 가까운 식구들이 두 달째 비상상황에 돌입했다. 마산의료원 간호사의 확진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긴장감은 극에 달했다. 그야말로 뚫리면 죽음이라는 위기감 때문일까? 그녀의 눈에 서린 긴장감이 마스크 너머 취재진에게 전달됐다.

경남도립사천노인전문병원은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하자 즉시 류정건 이사장이 총괄위원장을 맡아 비상대응에 들어갔다. 모든 환자의 외출·외박과 가족 면회를 차단했다. 외래환자는 전화처방으로 대체하고 음성판정 확인이 있어야 새로 입원하도록 했다. 환자 이송에 필요한 방진복과 보호구 등 병원용품도 마당에서 납품받았다. 의료진과 환자의 소독과 발열체크는 하루 세 번 이상 의무화했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도 필수항목이다. 구내식당 테이블에는 아크릴 칸막이를 설치해 비말을 차단했다. 출퇴근 직원들의 병원 밖 생활도 통제하고 있다. 퇴근 후에는 회식이나 사적 모임도 중단시켰다. 다중이용시설과 종교 활동도 자제시켰다.

퇴근 후와 주말에는 이동경로를 보고해야 한다. 근무시간에도 내부 방송을 통해 퇴근 후 수칙을 반복적으로 내보내고 있다. 출퇴근 거리가 먼 직원은 아예 병원에서 숙식을 하는 정도이다. 사생활에 대한 엄격한 통제로 모두 힘든 상황이지만 위기상황에 대한 공감대가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다행히 직원과 환자 어느 누구에게도 고열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경남도, 행정명령 및 일일보고 시스템 가동

경남도내 공립요양병원 9곳에는 1505명이 입원 중이다. 119곳의 사립요양병원에서도 다행히 확진환자가 나오지 않았다 

경남도의 행정명령과 건강보험공단과 연결된 일일보고 시스템도 한몫했다. 명령을 위반할 경우 손해배상과 재정적 지원을 제한한다는 내용도 공유하고 있다.

바이러스에 취약하기는 요양병원 바깥의 노인도 마찬가지다. 개인위생이 더 중요해졌다. 김 부장은 외출 후 손씻기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외출 중에는 손소독제를 작은 병에 덜어 틈틈이 사용하는 것도 권했다. “간단한 실내운동과 규칙적인 식사로 면역력을 유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만성질환으로 복용하던 약이 떨어지면 임의로 중단하지 말고 대리처방 여부를 병의원과 상담하라고 했다. 또한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될 때까지 반드시 병원을 지키겠다는 다짐도 잊지 않았다.

 

 

이지언 기자 사진 김정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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