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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

[문화의 향기]우해요(牛海窯), 우직한 도예가 정재헌

52회 경상남도 공예품대전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은 정재헌 도예가의 작업실 우해요(牛海窯)를 찾았다.

진흙 소가 찾아든 곳, 전통의 맥을 잇는 우직한 도예가가 있다.

김미영  사진 김정민


마을의 일부로 녹아든 우해요(牛海窯)’

밀양시 단장면 구미마을에 자리한 우해요(牛海窯)’를 하마터면 지나칠뻔했다. 여느 시골집과 다름없는 모습에 긴가민가하던 중 정재헌(62) 작가가 나와 주차 자리까지 봐주신다. “날씨도 더운데 먼 길 오느라 애먹었지요?” 작가를 따라 마당에 들어섰다. 우사가 딸린 시골집을 크게 손대지 않은 작업실이 모습을 드러냈다. 마을 경관을 해치지 않고 자연스레 녹아든 노력이 곳곳에서 묻어난다.

정지문(부엌문의 경상도 방언) 위에 걸린 당호 우해요(牛海窯)’는 기와에 전서체로 각을 해 투박한 멋을 살렸다. “불경의 니우입해(泥牛入海·진흙으로 만든 소가 바다에 들어가다)’에서 우()와 해()자를 따온 것입니다.” 쉼 없는 정진만이 도예가의 길이라며 스승님이 지어줬다고 정 작가가 궁금증을 풀어준다.

 

쉼 없는 정진이 가져온 보상, ‘호박형 다기 세트대상 수상

차 한잔하고 시작하자며 이끈 곳은 두 칸짜리 방을 터서 만든 전시 공간이자 거처이다. 차향이 그윽하고 진열장엔 도예 작품들이 빼곡하다. 부산공예학교를 거쳐 회화를 전공한 그는 2001년도에 이곳에서 새 둥지를 틀었다. “인생이라는 것이 운도 따라줘야 합니다. 공예품대전에 꾸준히 출품했지만, 대상은 처음입니다. 쉼 없는 작업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겸손의 말이다. 정 작가는 올해 52회 경상남도 공예품대전에서 호박형 다기 세트로 당당히 대상을 차지했다. 292점의 출품작 중 92점이 입상했고, 그의 작품이 경남 최고의 공예품으로 선정됐다. 독특한 문양 기법과 돋보이는 색상 완성도, 담백하면서 화려한 느낌의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본인의 대상 수상보다 시군단체 부문에서 밀양시가 우수상의 영광을 안아 더없이 기쁘 단다.

    

백자 사랑·자연 사랑·()사랑

정 작가가 대상 작품을 내놓는다. 희다 못해 파르라니 눈부시다. 제대로 보았다며 백자토에 설백(雪白) 유약을 발라 푸른 기가 돈다고 했다. 6개월 가량 수없이 만들고, 바르고, 굽고, 부수는 과정을 거쳐 완성한 작품이라며 손길이 조심스럽다. 그는 두 분 스승(김익영, ()김대희 도예가)의 영향으로 백자의 신비로움에 매료돼 백자 중심의 작업을 하고 있다. 작품의 형태에 대해서는 농사는 작업의 연장입니다. 자연 속에서 영감을 많이 받는데, 호박 모양을 접목해봤습니다라고 답한다.

()를 좋아하고 관심을 가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차 도구를 만들게 되었단다. 그는 백자와 자연, ()와 썸타다 푹 빠져버린 진정한 도예 사랑꾼이다.

 

경상남도 공예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힘 보탤 것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하는 작가의 작업 공간은 어떨까. 기존 우사에 작업대와 진열장을 짜 넣은 소박한 작업실이다. 흙냄새 가득한 이곳에는 아직 가마의 뜨거운 열기를 만나기 전 말간 작품들이 가득하다. 작가가 불어넣는 생명의 손길을 받아 황홀한 순백의 빛을 뿜어낼 준비를 하고 있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과 소망을 물었다. “유휴공간을 활용한 경남 공예인 문화재단의 설립은 꼭 필요합니다. 남해 독일마을과 같은 공예마을 조성, 공예 아트페어 등의 국제행사 개최 등 아직 할 일이 많습니다. 신진 공예가들을 위해 선배 작가들이 해야 할 일입니다.” 정 작가는 경상남도와 밀양시가 함께 힘을 보탠다면 경상남도 공예산업이 가마 속의 불꽃처럼 타오를 거라고 덧붙인다.

 


 

우해요(牛海窯)

위치  밀양시 단장면 구미242

문의  055)352-3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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