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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이슈]수소같은 경남, 수소차 선진도시에 도전하다

 

이제 세계는 수소경제 속으로 빨려들고 있다. 화석연료인 석유중심의 경제가 대체연료로 넘어가고 있다. 수소차는 충전은 빨리, 차는 더 멀리라는 친환경차로 주목받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오는 2050년 수소차의 비율을 17.7%까지 전망한다. 수소 선진도시를 겨냥한 경남의 계획을 점검한다.

 

울산 수소택시·버스 동시 운행

수소시장 선점에서 경남의 국내 경쟁자는 울산이다. 전국에 유일한 수소택시가 달리고 수소버스도 시범운행을 하고 있다. 국산 수소생산량의 60%가 바로 울산에서 만들어진다. 국산 수소차의 선두격인 현대자동차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다.

11월 초순, 울산공항 택시승강장에서 유난히 키가 큰 택시 한 대가 눈에 들어왔다. RV차량에 색상도 특이하다. 울산에서 2년째 시범운행중인 수소 택시 10대 가운데 하나다. 문짝에는 무공해 택시라고까지 적어놓았다. 박영휴(61) 기사는 택시운전 20년 경력의 베테랑이었다. 개인자가용을 산다면 수소차량을 선택하겠냐고 물었다. 시범운행 2년을 마감하는 솔직한 소감을 듣고 싶었다. “그럼요.” 그의 대답은 머뭇거림이 없었다. “소음 없죠. 승차감 좋죠. 안전하죠.”

그의 택시는 벌써 131236km를 뛰었다. 승용차로는 10년 이상 운행한 거리다. 거쳐간 승객만 17000여 명, 시범운행 택시 10대를 감안하면 17만 명을 훨씬 웃도는 승객들에게 수소택시를 홍보한 셈이다. 손님들의 반응을 물었다. “이 차는 왜 이리 조용하냐는 게 공통 질문이라고 한다. 연비는 가스차량과 비슷하다고 했다. 한 번 충전에 350km를 달리고 연료비만 따진다면 1kg7000원이니까 LPG보다 30% 싸다고 했다.

아쉬운 점은 없냐했더니 우선 관련 조례를 만들고 충전소와 정비소를 늘리고 차량 가격은 내려야 하고아직은 전기차 인프라보다 열악한 구조적 어려움을 조목조목 토로했다. 현재 시범운행 기사들도 충전소 부족으로 다른 차로 갈아탄 사례도 소개했다. 박 기사가 소속한 동아운수측은 사납금을 하루 1만 원씩 줄여주며 수소택시 시범운행에 협조하고 있다.

아직은 장단점이 엇비슷한데 그래도 승용차를 수소차로 바꿀 거냐 했더니 깊은 속내를 드러냈다. “어차피 친환경차로 가야 합니다. 그런데 전기차보다 수소차가 일자리를 덜 줄인다고 하니 수소차를 선택하는 거죠. 남보다 빨리 변화를 받아들이고 싶습 니다.”

얼마 전 본 영화 택시운전사의 주인공과 박영휴 기사의 모습이 살짝 겹쳐 보였다.

 

황금노선에 수소버스 1대 시범운행

자리를 옮겨 울산대학정류소에서 124번 시내버스를 기다렸다. 노란색 버스들 사이로 푸른색 버스 한 대가 멈춰 섰다. 하루에 두 번만 운행한다는 수소버스였다. 좌석은 모두 18, 널찍한 간격과 큼직한 짐칸이 독특했고 분위기는 고급스러웠다. 평창올림픽 때 사용한 게 전부여서 새 차와 다름없었다. 124번 수소버스가 다니는 길은 울산의 대표관광지 대왕암공원을 왕복하는 황금노선이다. 도심을 관통하면서 왕복 56km를 운행하는 덕에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린다. 대학생 승객들도 신기한 듯 휴대폰에서 눈을 떼고 주위를 살피기도 했다.

이제 막 투입된 수소버스까지 울산은 수소차들이 도로를 누비고 있다. 시민들 사이에서도 빠르게 입소문을 타고 있다. 울산시는 내년까지 충전소를 5곳으로 늘리고 신형까지 가세한 승용차는 연말까지 360대를 보급하는 등 수소차 선두권을 지키려는 듯 안간힘을 쓰고 있다.

 













수소차 배출가스 없고 오히려 공기정화

수소차는 간단하게 말하면 수소전기차이다. 연료전지가 수소탱크의 압축수소와 공기 중 산소를 섞어 전기를 만들고 이 전기로 운행한다. 이 과정에서 공기를 맑게 한다. 신형 수소차 넥쏘는 1시간을 달리면 공기 26.9kg을 정화한다고 한다. 체중 64kg의 성인 42명이 한 시간 동안 마시는 공기이다. 배출가스(이산화탄소)는 아예 없다.

문재인 대통령의 프랑스 방문을 계기로 국내 수소산업에 가속도가 붙었다. 세계 수소시장을 선점한 미국과 일본을 한국이 따라잡는 모양새라면 국내에서는 경남이 울산을 앞지르는 수소도시를 선포했다. 경남도의 수소차 정책은 기반시설의 확충과 수소시장 선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오는 2022년까지 김 지사의 4년 임기를 꽉 채우는 단계별 계획이다. 요약하면 충전소는 17, 차량은 승용 1900, 버스 200대를 보급한다.

 

경남 2022년까지 수소충전소 17곳 보급

지난 1123일 창원 성주동에 경남 제2호 수소충전소가 문을 열었다. 내년에도 마산합포구와 진해구 등 창원 2곳을 비롯해 5곳이 추가된다. 오는 2022년까지 모두 17곳으로 늘어난다.(1 참조) 충전소 한 곳을 짓는 데 평균 30억 원이 든다. 보급 주체에 따라 도비와 시비의 분담금이 달라지는데 국비 15억 원, 도비 5억 원(최대 20억 원), 시비 10억 원씩 분담한다.

  

 







경남 수소승용차 4년 뒤 1900

경남의 수소승용차는 올해 200대를 넘긴다. 경남의 제1호 수소충전소인 창원 팔용충전소의 경우 하루 평균 11대가 이용한다. 경남은 충전소를 먼저 짓고 차량을 보급하는 이른바 시차정책을 펴고 있다. 내년에 수소충전소는 김해와 통영, 진주 등 3곳이 추가되지만 차량 보급은 김해 2019, 통영과 진주 2020년으로 조절했다. 이런 방식으로 2022년에는 경남 6개 시에 1900대의 수소승용차를 보급한다.(2 참조)

수소승용차는 환경부에서 2250만 원을 지원한다. 여기에 경남도와 해당 시에서 530만 원씩 최대 1060만 원이 나온다. 본인 부담금은 현대차 넥쏘 기준 3000만 원대이다.

 



경남 수소버스 4년 뒤 200

수소버스는 정부의 수소산업 특별시에 지정된 창원에서 내년부터 5대가 시범운행한다. 경남도는 2022년까지 6개 시에 200대를 보급한다.

6개 시는 현재 시내버스를 100대 이상 운행하는 창원, 진주, 김해, 양산, 통영, 거제로 정해졌다. 수소버스 1대당 가격 83000만 원을 기준하면 도비 지원금 200억 원 등 전체 1660억 원이 들어간다.

수소버스는 1회 충전(25kg)하면 최대 713km까지 운행할 수 있다. 연간 97000km를 운행했다고 가정하면 미세먼지 514kg을 정화한다. 성인 800명이 한 시간은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게 된다. 정부는 2022년까지 수소버스 1000대를 보급할 계획이다.(3 참조)

 

 

 

 

 

 

경남도가 새로운 친환경정책에서 수송 분야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분명하다. 도내 미세먼지의 24.2%가 수송 분야에서 발생한다. 그래서 도내 관용차도 오는 2022년까지 140대로 늘릴 계획이다.

수소도시를 겨냥한 경남도의 전략은 단순한 수소소비도시가 아니다. 지역산업과의 연계를 바탕으로 미래먹거리를 창출하는 것이 목표이다. 국내 첫 수소산업단지도 고려해 볼 만하다.

수소 선진도시라는 그랜드디자인은 결국 스마트도정으로 풀어야 답이 나온다. 

 

·사진 최석철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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