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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경남역사

[아하! 경남역사]수도권 '꽃 없는 꽃집' 건색광고 장악

지역 꽃집·소비자 공동의 피해

 

1인 1폰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스마트 IT시대, 영세한 소상공인에게 인터넷광고는 효과적인 홍보수단이다.

대표적인 인터넷광고는 N사와 D사 등 대형포털을 통한 ‘검색광고’. 저렴한 비용으로 실시간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인터넷광고시장에서 지역 소상공인들은 찬밥신세다.

 

인터넷 검색광고는 매출과 직결

(사)한국플로리스트협회 경남지회 윤혜진(47) 회장은 창원시 마산합포구에서 ‘윤혜진플라워샵’을 운영하는 10년차 꽃집 사장님이다. 윤 회장은 경험상 인터넷 광고는 필수라고 본다.

“특별한 날을 기념하거나 행사용으로 쓰이는 화환, 꽃바구니 등은 온라인 주문이 많다. 인터넷광고를 통한 주문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한다. 꽃 제품은 소비자들이 이미지에 의존해 주문할 수밖에 없으므로 완성된 꽃바구니, 꽃다발, 화환의 사진을 보고 구입을 결정한다. 상세 이미지가 게재되는 인터넷 검색광고는 매출과 직결 된다.”

 

자금력 부족 지역꽃집 진입 어려워

윤 회장은 자신의 인터넷광고 경험을 살려 32명의 회원들에게 광고 게재 방법과 효과적으로 광고비를 줄일 수 있는 요령을 알려주며 매출 향상을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호기롭게 시작했던 회원들이 하나 둘 광고를 접고 있어 안타깝다. 월 광고료에도 못 미치는 주문량에 실망하기 때문이다.

창원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김수미(49) 씨는 지난 5월 어버이날 이후 4년간 해오던 인터넷광고를 중단했다. 김 씨는 “월 20만~30만 원의 비용이 들었지만 인터넷광고를 통한 주문 건수가 월 5~6건에 그칠 때도 있었다. 광고료를 회수하는 것도 버거웠다”고 말했다.

 

클릭단가 입찰로 결정되는 파워링크

꽃집 사장님들이 하는 인터넷광고는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했을 때 관련 업체가 뜨는 ‘사이트검색광고’이다. 검색광고의 비용은 클릭단가 입찰로 결정된다. 클릭 1회당 얼마를 포털기업에 지불할 것인가를 업주가 결정하는 것이다. 노출이 많은 상위 게재를 위해서는 경쟁업체보다 클릭단가를 높게 쓸 수밖에 없다.

‘마산 꽃배달’이란 키워드를 입력했을 때 윤 회장의 ‘윤혜진플라워샵’은 8번째에 올랐다. 윤 대표의 클릭단가는 4000원대. 대체로 8~9위에 뜬다. 10개까지 뜨는 검색광고 창에서 늘 바닥권에 있는 셈이다. 윤 대표에 따르면 소위 파워링크라고 하는 상위 5위 안에 들려면 5000~6000원대라야 가능하다고 한다. 소상공인의 자금력에 따라 인터넷광고의 노출 정도가 결정되는 것이다.

 

파워링크 대부분 수도권 꽃집

문제는 또 있다. 키워드 ‘마산 꽃배달’의 파워링크 업체들이 사실 마산 인근 업체들이 아니라는 점이다. 모두 수도권 소재 업체들이다.

그중에는 서울 양재동 화훼시장에 사무실을 둔 이른바 ‘꽃 없는 꽃집’도 있다. ‘마산 꽃배달’의 경우, 윤 대표의 꽃집을 제외한 9개 업체가 서울과 경기, 부산 등에 주소지를 둔 업체들이다. 월 수십만 원대의 광고료가 부담스러운 지역 꽃집들은 결국 수도권 배달전문 꽃집의 체인점으로 전락한다. 앞서 김수미 씨의 경우도 그랬다.

“소비자는 컴퓨터나 모바일 화면의 파워링크를 클릭해 주문한다. 수도권 본사는 20%의 수수료를 떼고 지역꽃집에 제작·배송시킨다. 7만 원짜리 꽃바구니를 주문한 소비자는 5만 원대의 꽃바구니를 받게 되는 셈이다.”

윤혜진 회장은 “높은 입찰단가로 줄을 세우는 인터넷광고는 지역 꽃집에게는 광고효과의 불만으로, 소비자에게는 상품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역 배제 검색광고는 소비자도 손해

“생화는 2~3일 안에 소비돼야 한다. 지역 꽃집 사장들은 수도권 체인본부의 주문을 거부하기 어렵다. 꽃집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인터넷광고 주문을 받지 않으면 꽃집 문을 닫아야 한다.”

공산품도 아니고, 저장성도 없고, 냉장·냉동법을 쓸 수도 없는 생화의 경우, 그 지역 꽃집이 검색광고 상위에 노출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윤 대표의 주장이다.

지난 10월 2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소상공인 보호를 위한 검색광고의 문제점이 지적됐다. 과당경쟁과 무효클릭에 대한 광고료 부과 등이 문제가 됐다. 경남소상공인연합회측은 대형포털업체에 지역 꽃집들의 애로해소를 위한 해법을 촉구하고 있다. 

 


 글·사진 황숙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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