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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의 소리

[도민의 소리]몽골 독수리, 고성을 날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독수리 무리가 빙빙 돌고 있다. 고성읍 상공을 힘차게 활공하는 독수리는 고성에서 겨울에만 볼 수 있는 진풍경인데, 사람들은 잘 모른다. 특히 철성중학교 뒤편 논에는 몽골인들이 거주하는 게르가 두 동 있는데, 그곳은 독수리에게 먹이를 주고 관찰을 하고, 설명을 들으며 체험을 할 수 있는 독수리 생태 체험관이다. 고성의 문화해설사로서 한 번씩 자원봉사를 한다.

독수리의 서식지는 지중해 서부와 아시아 동부 쪽이다. 이들 중 몽골에 사는 독수리들이 매년 11~3월 고성으로 월동하러 온다. 몽골에서 출발해 북한, 강원도 철원, 경기도 파주 일대를 지나 고성에 기착하기까지 1000km 이상을 날아온다. 독수리는 전 세계적으로 개체 수가 줄어들어 천연기념물 제243호로 지정해 보호하는 종이다. 개발과 환경오염으로 인해 독수리가 서식할 수 있는 장소는 점점 줄고 어린 독수리들은 먹지 못해 죽는 경우가 많다. 2000년도부터 독수리 아빠 김덕성 선생님께서는 사비를 들여 독수리들에게 먹이를 주고 고성군과 함께 독수리 보존에 노력하고 있다. 오늘은 마침 체험장 근무라 마음먹고 독수리 일과를 지켜봤다.

이날 준비한 먹이는 돼지고기다. 절단한 고기 800kg을 체험장 앞 널찍한 논에 풀어둔다. 이미 소식을 접한 까마귀 떼들이 정신없이 모여들고 독수리는 상공에서 빙빙 돈다. 까마귀는 얼어서 뭉쳐진 고기 더미를 먹을 만큼 힘이 세지 못하고 주변에 떨어진 고기 조각 정도만 먹기 때문에 독수리 먹이에는 큰 지장이 없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연화산, 거류산, 천왕봉, 연지암 등 각 산의 거주 집단들이 일렬로 늘어서 체험장 상공 쪽으로 날아들고 있다. 350여 마리쯤 모여 안전하다고 판단되면 그제야 고도를 낮추기 시작한다. 활강하다 전신주 높이보다 더 아래부터는 날개를 완만한 고깔 모양을 한 채 급하강한다.

전쟁터처럼 독수리는 먹이를 중심으로 까마귀 부대와 전방으로 대치한다. 사실 이 독수리들은 사냥하지 않고 사체를 먹고 살기 때문에 까마귀를 공격하거나 사람을 해하지 않는다. 다만 덩치가 크니 까마귀에겐 그 자체가 위협적일 수 있고 또 실제로 날갯짓에 다칠 수도 있다. 무리 중 대장 독수리가 먹이 가까이 있는 까마귀 무리 속으로 날아 들어가면 독수리들은 일제히 달려들어 식사하는데 그때부터 논바닥의 흙먼지가 일기 시작한다.

생태 관광의 일환인 독수리 체험 행사는 독수리가 있는 기간 동안 운영한다. 독수리에 대한 호기심이 고성 방문으로 이어지고, 독수리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환경보호의 실천으로 이어지길 간절히 바란다.

 

박봉남 명예기자(고성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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