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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의 소리

[도민의 소리]의령 호미산성과 탑바위

2022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임인년으로 검은 호랑이 해다. 호랑이는 균형있게 잘 발달된 신체구조로 느리게 움직이면서도 목표물을 향할 때의 빠른 몸놀림이 특징이다. 게다가 빼어난 지혜와 늠름한 기품까지 지녔다.

우리나라 한반도의 지도모양 역시 호랑이 형상이다. 많은 이들이 호랑이의 꼬리에 해당하는 포항의 호미곶만 알고 있지만 의령에도 호랑이 형상을 한 곳이 있다. 의령군 용덕면과 정곡면에 이르는 남강의 산자락과 절벽인데, 그 지형은 큰 호랑이가 누워있는 모습이다. 특히 정곡면 월현천과 남강이 만나는 지점이 호랑이 꼬리에 해당되고, 그곳에 형성된 마을이 호미마을, 그 뒷산은 호미산이라 부른다. 호미산 능선에 올라서면 남강과 들녘이 품안에 와락 안긴다.

호미산에는 산성이 하나 있는데 경상남도기념물 제101호인 호미산성이다. 삼국시대에 축조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592년 임진왜란 당시 천강 홍의장군으로 잘 알려진 곽재우 장군께서 왜적을 물리치는데 큰 역할을 한 역사적 의미가 깊게 서린 곳이다. 호미산성은 남쪽인 강변 쪽으로는 토성으로, 북쪽 자락으로는 석성으로 조성돼 있어 토성과 석성이 함께 축조된 아주 귀한 산성이다. 머리에 띠를 두른 것과 같다해 테뫼식 형식을 띠고, 적의 동태를 살피거나 망을 보는 역할을 한 경계산성이다. 그래서 낙동강을 따라 남강을 거슬러 오는 왜적을 관찰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자리해 있다. 특히 네 방위를 지키는 사신도처럼 의령의 주 관문 정암진으로 들어오는 길목으로 좌청룡 우백호가 있는데, 왼쪽으로는 구룡마을이 있는 용산이고, 정암진 솥바위가 용머리, 그리고 오른쪽으로 뻗어있는 지형이 딱 호랑이 형상이다.

호미산에는 소원을 비는 탑바위도 있다. 호미산 수직 절벽에 얹혀 있는 편평한 돌판이 탑처럼 층층이 쌓여있는 모양새인데, 8m나 되는 그 모습이 기이하다. 보고 있으면 나 모르게 두 손이 모아진다. 눈을 감고 분위기가 일러주는 대로 살짝 허리도 굽혀 소원을 빌어본다. 간절한 바람에 화답이라도 하듯 대나무가 사각사각 소리를 내며 응원을 한다.

뿐만 아니다. 경상남도기념물 제100호인 죽전리 고분군이 있는 산 이름은 장등산으로 긴 등이라는 뜻인데, 이 등이 바로 호랑이 등을 의미한다. , 용덕면과 정곡면을 잇는 국도 20호선 도로 진등재 역시 긴 등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더 없이 든든하지 아니한가. 이제야 호랑이 기운이 가득한 의령을 두고 이름처럼 마땅히 편안한 땅이라 불리는 이유를 알 것만 같다.

 

윤재환 명예기자(의령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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