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화 보면 엄마 얼굴이 떠올라요
매년 봄이면 으레 심으셨지요
꿈속에서 한 번 더 보고 싶어요
호박죽 같이 먹던 때가 그립습니다
엄마가 해주신 된장찌개
같은 재료를 써도 그 맛이 안 나네요
오일장 엄마를 쫓아가면 과자를 사 주셨지요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 더 사주지 못하는
엄마의 그 얼굴을 나는 봤어요
차비가 아까워 땡볕 속에 십리 길을 마다않고 걸었지요
지금은 제가 차를 태워 드릴 수 있는데
힘들고 모진 세월을 어찌 견디셨는지요
날 늦둥이로 낳아 그리 빨리 떠나셨어요
엄마가 살아 계시는 친구들도 있어요
가실 때까지 속만 썩여 드렸네요
흔한 옷 한 벌 못 해드린 불효자가 여기 남아있습니다
오늘 보름달이 엄마 얼굴 같아요
홍병우(강원도 원주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