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재집에 그려진 거북선

간재집에 그려진 거북선

이덕홍의 문집인 간재집(艮齋集)에 나타난 거북선이다. 간재집은 조선 중기의 학자 이덕홍(李德弘:1541~1596)의 시문집이다. 총 12권 16책(본집 7권 4책, 속집 5권 3책, 필사본 9책)으로 되어 있는데, 권두에 이광정(李光庭) · 정언충(鄭彦忠)의 서문이 있고, 권말에 권상일(權相一)의 발문이 있다.

이덕홍은 1578년(선조 11) 조정에서 이름난 선비 9명을 등용할 때 4위로 뽑혀 집경전참봉(集慶殿參奉)이 되고, 종묘서직장(宗廟署直長) ·세자익위사부수(世子翊衛司副率)를 거쳐 영춘현감(永春縣監)이 되었다. 1592년 임진왜란 때는 왕을 의주(義州)로 호종했다. 특히 그는 세자였던 광해군을 호종하면서 왕세자에게 올린 거북선의 이점과 전술 등을 상소했고, 이듬해 왕에게 올린 상소문에서 귀갑선의 구상도를 첨부하여 그것의 제작을 건의하고 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귀갑선의 제도는 등 부분에 창검(槍劍)을 꽂고 머리 부분에 쇠뇌[弩]를 숨겨 두고, 허리 부분에 작은 판옥(板屋)을 만들어서 그 속에 사수(射手)들을 둡니다. 그리고 곁으로는 쏘는 구멍[射穴]으로 통하고, 아래로는 배의 중심 부분으로 통하게 한 다음, 가운데에 총통(銃筒) 및 큰 도끼[大斧]를 설치합니다. 그리하여 혹 때려 부수거나 포를 쏘아 대면, 적들이 비록 많이 몰려오더라도 우리 편을 어찌하지 못할 것입니다.

이 그림은 후대에 이덕홍의 후손들이 문집을 정리하면서 그린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