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전역해전도

조선전역해전도

1940년 전후에 그려진 그림으로 ‘조선전역해전도(朝鮮戰役海戰圖)’란 이름이 붙여져 있다. 이 그림에 등장하는 일본군은 구루지마 수군, 아군은 이순신의 전라좌수영 수군이다.

가운데의 대형 전선(판옥선)이 과연 이통제의 좌선(기함)인가는 그림을 좀더 면밀하게 판독해야 확실하겠지만, 일단은 전라좌수영 좌선으로 판단되며 그림의 왼쪽 상단에 있는 통제영 거북배의 기치에는 전라좌수영 산하의 거북배라는 명문이 또렷하다.

이 그림을 그린 사람은 오오타 텐요오(太田天洋, 1884~1946)라는 일본의 역사화가로 역사적인 소재를 배경으로 한 그림을 많이 그려 수많은 박물관에 소장되는 등 일본 내에서는 유명한 화가이다. 공식적인 이 그림에 대한 정보에는 없지만, 그림의 소장자인 아오키에 의하면 이 그림이 일본 해군의 의뢰하에 그려진 것 같다고 하는데, 실제로 그가 이 그림을 소장하기 전에 원래 이 그림은 2차 대전 중 일본 해군의 수교사(해군 장교 집합소)에 걸려 있었다. 또 이 그림이 실제 일본에서 발행된 일본해군 역사서의 표지를 장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본 해군의 무용을 나타내기 위한 일종의 ‘선전화’로 제작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다소간의 왜곡은 있을 수 있지만 이 그림은 전투상황에 대한 묘사 내용이 매우 정밀하다. 이는 작가 자신이 역사에 대한 식견도 있었고, 국내에는 알려지지 않은 일본 측의 조선수군과 조선 선박에 대한 연구자료를 토대로 그렸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그림의 왼쪽에 등장하는 통제영 거북선과 유사한 형태의 거북선이다. 좀 더 면밀하게 판단해보아야 하겠지만 이를 토대로 이순신이 건조했던 거북선의 모습을 다소나마 추정해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