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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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가천다랭이마을

남해 가천다랭이마을의 파일 이미지

남해 가천다랭이마을의 파일 이미지

기본정보

  • 소재지 주소경상남도 남해군 남면 남면로679번길 17-12 
  • 문의처010-9809-2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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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내용

10여년 전 남해 여행을 했을 때 처음 가천다랭이마을을 찾았다. 그때 주황색 지붕을 가진 하얀 건물과 그 아래로 파란빛 반짝이는 남해를 처음 만났다. 아마 여기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깨끗하고 짙푸른 남해와 하늘, 반짝임, 부서지는 소리, 찬란한 태양의 빛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아름다웠고, 풍경을 바라보고 있는 순간을 너무나 감사했다.
다시 찾아 가는 다랭이마을 여행길에 남해 바다와 사랑에 빠졌던 순간이 자꾸만 떠올라 괜히 두 볼이 빨개졌다. 10년 만에 소개팅 하러 가는 노처녀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버스에 올랐다. 첫사랑과의 조우처럼 출발 전부터 심장이 요동쳤다.

바다와 산비탈의 계단식 논이 아름다운 마을
다랭이마을의 계단식논 풍경은 여전히 그대로이다. 한여름의 초록물결은 볼 수 없었지만, 주변 밭에서 마늘이며 시금치가 차가운 공기 속에 파란 얼굴을 내밀고 있어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다랭이논은 보고 또 봐도 신기하다. 어업을 할 수 없을 정도의 절벽으로 이루어진 마을에서 농사를 짓기 위해 땅을 조금씩 넓히게 되면서 다랭이밭과 논이 만들어졌다. 자연에 적응하며 사는 사람의 놀라운 근성이 이방인에게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 주었다.
마을 안으로 걸어가보니 낯설지만 예쁘게 달라진 모습이 눈에 띈다. 곳곳에 수 놓아진 벽화들이다. 마을 가장 위쪽에서 바라보면 지붕마다 만개한 꽃들이 환하게 피어 있다. 마을로 들어가는 골목 담장에도 전원 풍경 물씬 풍기는 벽화가 가득하다. 마을 안에 유일하게 자리하고 있는 가게에 들어가 물어보니 몇 해 전 예쁜 마을 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그려진 것들이라고 한다.
지나간 시간은 무심히 흐르는 것이 아니다. 2005년 국가 명승 15호로 지정된 이래,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찾아오고 싶고, 이미 한 번은 다녀간 관광지로서 마을 모습도 조금씩 변하고 있는 것이다. 마을을 둘러보니 펜션과 민박도 늘었다. 새로 들어선 펜션 건물도 많아졌고 기존의 집들도 하나 둘 민박을 하기 시작해서다. 다행인 것은 새로 만들어진 펜션들이 마을 고유의 풍경에 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자연을 해치지 않고 삶을 이어 온 주민들처럼 시대의 변화도 그러한 듯 하다. 오히려 마을에는 예전보다 활기가 돈다. 추운 겨울에도 따뜻한 남쪽나라 만나러 찾아오는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다. 잠시 다랭이논만 구경하고 돌아가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이제는 1박 이상 마을 안에 머물며 낮과 밤의 풍경을 즐기는 사람들도 늘었다.


세월이 비껴 간 자연 풍경
10년전과 달라진 마을을 구경하며 아래로 향한다. 옛 사람들이 절벽 위 아래로 지게를 지고 나르던 길을 복원한 다랭이 지게길을 따라 걷고, 바위에 부딛쳐 흩어지는 파도 위로 출렁이는 해안 산책로를 걸어 본다. 어업 활동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바다 마을에서 불어오는 향기는 중고서점 한 켠에 먼지와 함께 놓여진 오랜 책에서 나는 냄새 같다. 아련하고 따스해지는 정겨운 시골 향기다.
길을 쭉 따라가니 암수바위가 나온다. 그 옆길로 다시 올라가니 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민간신앙물인 밥무덤이 나온다. 두 곳 모두 절벽 위 생활을 하는 마을 주민들의 안위와 번영을 기원하던 토속신앙으로 귀중한 문화 자산이다. 아름다운 이 마을을 지켜준 것에 대해 짧게 나마 감사 인사를 드려 본다.
다랭이마을은 마늘과 시금치, 쌀 등이 유명하지만, 이방인들이 입소문을 듣고 찾는 음식은 농촌 집막걸리인 농주이다. 예전에는 마을에 세 집 정도 전통 방식으로 농주를 만들어 팔았지만, 지금은 할머니 한 분이 더 이상 만들지 않게 되어 두 곳에서만 농주를 맛볼 수 있다. 그나마도 문을 닫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마을 전경을 볼 수 있는 전망대는 산과 마을 사이의 도로 위쪽과 아랫쪽 두 군데에 있다. 버스정류장에서 도로를 따라 조금 더 올라가면 나오는 곳이 하나이고, 다른 하나는 마을 관광안내소에서 조금 더 아래로 가면 나온다. 마을을 다 돌아보는 동안 해는 조금씩 저물어 간다. 점점 어두워지는 마을과 또렷해지는 수평선, 남해 바다에 떠 있는 섬과 배들까지 다른 풍경으로 마음 속에 들어 온다. 몇 번을 더 찾아온다 해도 늘 다른 모습으로 반겨줄 것만 같아 살며시 미소가 피어 오른다. 바다로 내리 향하는 마을 전경을 바라보며 10년 전과 같은 생각이 떠오른다. 이곳, 정말이지 살아봐도 좋을 듯싶다.

위치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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