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의 도움

할아버지의 도움

왜놈들이 자물질을 해서 조선의 군함밑을 뚫고 있었다. 이순신이 바다에서 놀고 있는 배를 보면서 문득 할아버지가 명심하라던 글귀를 생각해 냈다."伐木丁丁 山更幽요 毒龍潛處水偏淸이라"는 글귀였다. 이순신이 부하들을 시켜 "저 건너 앞산에 나무 비는 소리가 나는구나 창을 갖고 배밑을 더듬어 봐라"라고 시켰다. 과연 배밑 양쪽을 찔러대니까 피가 나왔다. 이순신 할아버지가 일러준 글귀 덕분에 왜놈들을 없앨 수 있었다.

산에서 나무베는 소리가 쩡쩡 나는데 군함에 구멍을 뚫는 소리와 박자를 맞춰 소리를 냈다. 보통사람이 볼 때는 '초부가 나무벤다' 그랬을 것인데, 충무대감은 선견지명이 있어서"伐木丁丁 山更幽"란 고시가를 생각해 내서, 산에서 나무 베는 놈도 잡고 배밑을 조사해서 위기를 모면했다. 어디를 가서 배를 정박해 놓고 있는데 물이 매우 잠잠했다. "毒龍潛處水偏淸"이란 한시를 생각하고 배를 옮기게 하여 몰살을 면했다. 우리 같으면 '물이 좋으니까 쉬어가자' 그랬을 것인데 "독륭이 잠긴 곳은 물이 평범하지 못하다'고 하면서 그렇게 한 것이었다. 그만큼 선견지명이 있는 양반이다.